오늘도 마음이 먼저 달린다.
몸은 겨우 움직이고 있는데,
마음은 벌써 몇 달 후, 몇 년 후를 걱정하고 있다.
아들 둘을 재우고 나면
고요한 밤이 찾아오지만,
내 안은 조용하지 않다.
‘이래도 괜찮을까?’
‘앞으로 뭘 해야 하지?’
‘지금 이대로 시간이 흘러도 되는 걸까?’
육아휴직 중인 나는 하루종일 집 안에 있지만
시간은 쉬지 않고 밖으로만 도는 것 같다.
세상은 변하고, 경제는 어렵다 하고,
다들 뭔가를 이뤄내는 듯한데
나는 매일 이유식 만들고, 싸움 말리고,
아이들 낮잠 시간을 눈치 보며 살고 있다.
그런데도, 아니 어쩌면 그래서 더—
조급하다.
나는 왜 이렇게 느릴까.
왜 이렇게 한심하게만 느껴질까.
그러다 문득, 둘째가 내 품에 안겨
작은 손으로 내 얼굴을 만졌다.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날이었는데
그 아이는 나를 보며 웃었다.
그 순간, 마음이 조금 느긋해졌다.
그래, 나는 오늘도 아이를 지켰다.
한 끼를 차리고, 웃음을 지키고, 잠을 재웠다.
세상에 보이지 않는 성취일지라도
이건 분명히 누군가의 인생에 가장 소중한 하루였을지도 모른다.
조급한 마음아,
조금만 쉬어도 괜찮아.
너무 앞서가려 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조금만 더 바라보자.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너는 이미 조금씩 나아가고 있어.
지금 이 시간을 ‘텅 빈 시간’이 아닌
내 마음을 가꾸는 ‘채움의 시간’으로 믿어보자.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고,
조금 느려도 괜찮다.
아이들이 자라듯,
나도 자라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