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도 정신없이 시작됐다.
잠결에 울던 둘째를 안아 재우고, 다시 깼을 땐 이미 해가 중천이었다.
다시 씻기고 밥 먹이고, 흘린 국물 닦고, 한숨 돌리려는 찰나—형아랑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육아휴직 중이라지만, 사실 나는 쉬는 중이 아니다.
아니, 어쩌면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치열한 노동의 시간이다.
두 아이의 울음과 웃음 사이에서, 나는 하루에도 열두 번씩 내 감정을 눌렀다 끌어올린다.
집안일도, 집밥도, 육아도, 누구 하나 박수 쳐주지 않는 일들을 묵묵히 해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꾸 불안하다.
나 정말 잘하고 있는 걸까?
밖은 경제가 어렵다 하고, 뉴스는 불확실한 미래만 말한다.
나이는 점점 들어가는데, 나란 사람은 뭘 할 수 있을까.
경력이라 부를만한 것도 없고, 능력은 애들 키우느라 어디에 뒀는지 기억도 안 난다.
마음은 자꾸 조급해지고, 나 자신을 다그치게 된다.
"너 뭐라도 해야지", "이래선 안 돼", "누구는 벌써 돈 벌고 있는데…"
그러다 문득, 거실 바닥에 누워 고른 숨을 쉬는 아이들을 보며 생각했다.
내가 이렇게 하루를 견뎌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게 아닐까?
세상은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 '열심히'는 늘 타인의 기준이다.
남들처럼 바쁘게 살지 않아도, 지금 나만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
그건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 거 아닐까.
물론, 돈도 벌고 싶다.
경제적 자립은 내 마음의 평화를 지키는 중요한 도구니까.
그래서 요즘은 생각한다.
아이들 재우고 짧게나마 블로그를 쓰고,
내가 써본 육아템을 리뷰하고,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지 모를 엄마의 일상을 기록해보는 일.
유튜브 쇼츠나 브런치, 전자책 같은 것들.
얼굴을 드러내지 않아도
육아와 집안일을 하며 쌓은 경험은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된다면
그건 나만의 일자리가 될 수도 있다.
지금 내가 당장 사회로 뛰어들 자신은 없지만
내 삶을 천천히 기록하고, 공유하고, 조금씩 수익을 내는 방법을 찾아갈 수는 있다.
그게 바로, 내 속도대로 살아가는 법 아닐까.
오늘도 나는 엄마로, 아내로, 나 자신으로 살아낸다.
열심히 살지 않아도 괜찮다.
그보단, 나답게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이 느린 삶이 결국 나를 어디론가 데려다 줄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