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차지만, 그래도 오늘은 웃고 싶다

by 소소한빛

아침 6시.

눈을 떴지만, 몸이 일어나지 않는다.

아직 꿈속에 있고 싶은 마음과

현실의 무게가 내 몸 위를 짓누른다.


두 아이가 자고 있다.

어제 밤에도 번갈아가며 울고,

작은 다리로 내 옆구리를 차며 뒤척였다.

잠을 잔 건지, 그냥 누워 있었던 건지도 모른 채

나는 또 하루를 시작한다.


부엌에 불을 켜고, 조용히 쌀을 씻는다.

오늘은 아이들 김치볶음밥을 해줘야지.

급하게 밥을 볶으며

‘이거라도 해줄 수 있어 다행이다’ 싶은 마음과

‘언제쯤 나는 따뜻한 밥을 천천히 먹을까’ 하는 마음이

엉켜 있다.


출근 준비를 하며 거울을 본다.

지친 얼굴. 부은 눈.

예전의 나는 어디 있을까.

그래도 입꼬리를 억지로라도 올려본다.

아이들이 보니까.

내가 웃으면, 아이들도 안심하니까.


가난하다는 말,

마음속에서 늘 쿡쿡 찔러온다.

더 좋은 옷, 더 좋은 학원, 더 좋은 미래를

당장 해줄 수 없는 현실이

엄마 된 나를 자꾸 초라하게 만든다.


그런데 오늘 아침,

첫째가 내게 말했다.

“엄마, 나는 엄마랑 있는 날이 제일 좋아.”

그 말 한마디에,

어깨에 얹혀 있던 모든 짐이

잠시나마 사라지는 것 같았다.


행복이란 게,

참 아이러니하다.

내 인생이 완벽해졌을 때 오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고되고 불안한 와중에도

불쑥불쑥 피어난다.

아이가 나를 바라보는 눈빛,

작은 손으로 내 손을 꼭 잡는 순간,

따뜻한 밥 한 끼에 웃는 얼굴.


벅차다.

정말 너무 벅차다.

나 하나도 간신히 버티는데

두 아이의 삶까지 품고 가야 하는 매일은

누가 뭐래도 쉽지 않다.


하지만…

나는 안다.

지금 내가 이 아이들과 함께 겪는 이 시간들이

언젠가는 가장 소중한 기억이 될 거란 걸.

지금 이 가난하고 정신없는 삶 속에서

나는 세상 무엇보다 단단한 사랑을 키우고 있다는 걸.


행복은,

나중에 잘 살게 되었을 때 오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이 지친 하루의 틈 사이에도 자라고 있다는 것.


오늘도 울고 웃으며 버티는

내게 말해주고 싶다.

“너 참 대단해. 충분히 잘하고 있어.

벅차지만, 그래도 웃을 수 있어서 고마워.”


그래.

가난해도, 지쳐도,

나는 오늘도 사랑하면서 살아간다.

그게 내가 가진

가장 큰 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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