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거울을 봤다.
거기엔 '엄마'만 있고, '나'는 없었다.
아이를 안고 달래다 보니 내 허리는 점점 굽었고,
퇴근 후에도 끝나지 않는 집안일 속에서
나는 점점 지워지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하고 싶은 일’이 아닌
‘해야만 하는 일’로 하루가 꽉 찼다.
살림, 육아, 일, 관계…
모든 퍼즐을 맞추느라
가장 중요한 조각, '나 자신'은 잃어버렸다.
가끔 정말 말도 안 되게 화가 난다.
사소한 말에 눈물이 왈칵 쏟아질 때도 있다.
그럴 땐 생각한다.
"혹시 내가 고장 난 걸까?"
하지만 아니다.
그건 나라는 사람이 '돌봄'에서 멀어졌다는 신호였다.
아무도 돌봐주지 않으니,
나라도 나를 돌봐야 했다.
그래서 요즘은 작지만 중요한 시도를 한다.
아이보다 10분 먼저 일어나
조용히 커피 한 잔을 마신다.
화장실에 앉아 핸드폰이 아닌
내 마음을 3분만 바라본다.
퇴근길엔 재생목록 중 '내 노래'를 꺼낸다.
식탁 위에는 '아이 반찬'뿐 아니라
'내 입맛'을 위한 계란말이도 올려본다.
작고, 느리고, 엉성하지만
이 모든 순간이 ‘나를 돌보는 시간’이다.
엄마는 슈퍼우먼이 아니다.
그저 내 삶의 주인으로
조금 더 단단해지고 싶은 사람일 뿐이다.
엄마지만, 나도 나를 돌보고 싶다.
아니, 꼭 돌봐야 한다.
그래야 이 삶이 무너지지 않는다.
그래야 아이 앞에서 웃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