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천천히, 느리게 살면 어때

by 소소한빛

오늘도 아침은 정신없다.

아이 둘을 챙기고, 밥을 짓고, 식기를 정리하고, 어린이집 가방을 다시 확인하고. 아들 둘을 키우는 집은 언제나 전쟁터다. 그런데 이상하게, 나는 이 혼란 속에서도 문득문득 멈춘다. 내 안에서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라는 물음이 올라오면, 숨을 고르고 아주 천천히 되묻는다.


“느리게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요즘 세상은 속도가 빠르다.

아이들도 영어 학원을 다니고, 주변 엄마들은 유튜브도 하고, 부업도 하고, 살림도 완벽하게 해낸다. 누구는 집을 벌써 두 채 마련했고, 누구는 이미 자산가가 되었다며 재테크 강의를 한다.

그 틈에서 나는 늘 뒤처지는 기분이다.

성격도 내성적이고, 육아도 힘겹고, 번아웃도 자주 오고, 대인관계도 어렵다.

게다가 요즘은 유튜브를 보면 불행해진다. 모두가 나보다 앞서 있는 것 같고, 나만 이 자리에 고여 있는 듯한 기분.


그런데 문득,

‘고여 있는 게 아니라, 잠시 멈춘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좁은 길도 길이다.

천천히 가는 것도 방향이다.


세상이 정해준 정답에서 벗어나고 싶다.

1등이 아니어도 좋고, 큰 돈을 벌지 않아도 괜찮다.

정답이 아니어도 나에게 맞는 길이 있다면, 그걸로 족하지 않을까.


나는 요즘,

아침에 따뜻한 밥을 짓고,

아이 손을 잡고 천천히 걸으며,

이따금 멈춰 하늘을 보고,

잠깐의 낮잠 속에서 다시 살아나는 마음을 느낀다.


그 느린 루틴 속에선 비교도, 불안도, 나를 몰아붙이는 자기비판도 없다.

대신 ‘나답게’ 사는 감각이 있다.


느리게 살수록 내 안의 목소리가 또렷해진다.

빨리 달릴 땐 보이지 않던 풍경이 보인다.

아이의 작은 손짓 하나, 웃음소리 하나,

쌀알 사이에 피어난 고마움,

설거지 후에 느껴지는 물기 하나까지도.


이 모든 일상이,

더디지만 풍성하다.

아무도 박수 쳐주지 않지만,

나는 매일 이 삶의 관객이자 주인공이다.


누구는 말한다.

그렇게 살아선 평생 가난할 거라고.

그렇게 게으르면 늦는다고.

그런데 나는 지금, 아주 단단하게 확신한다.

빠르게 달리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걸.

더 많이 가지는 게 행복이 아니라는 걸.

적게 소유해도, 적게 벌어도,

‘내가 평화롭다면’

그게 진짜 부자라는 걸.


그래서 오늘도 나는 묻는다.

“좁고 천천한 길이어도,

거기에 내가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밤이 되면, 조용히 나를 다독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도 조금 느렸고, 조금 부족했지만

그 속에서 나는 내가 되어가고 있다.

모두가 빨리 가는 시대에

나는 천천히, 나답게 간다.


느리게 살면 어때.

내 삶은 지금, 충분히 아름다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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