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어도 행복할 수 있는 날들의 기록
요즘 나는
특별한 이유 없이 기뻐지는 연습을 하고 있다.
큰 거 말고,
집 사는 거, 여행 가는 거, 통장 잔고 오르는 거…
그런 건 잠깐 옆에 내려두고
그냥
햇살이 예쁘다
아이들이 오늘은 이유 없이 잘 논다
커피가 딱 알맞게 탔다
빨래가 햇빛 냄새 난다
남편이 설거지를 했다!
이런 걸로 기뻐해 보기로 했다.
예전엔 왜 이렇게
행복을 고르고 있었을까?
“이 정도는 별거 아니지.”
“이거 말고 더 확실한 행복이 와야지.”
“남들처럼 되면 그때 행복할 거야.”
그러면서
지금 행복할 수 있었던 시간들을 자꾸 놓쳤다.
그렇게 놓친 기쁨들이 모이면,
인생이 공허해진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오늘은 아침부터
부스스한 머리로 빨래를 개다가
햇빛 냄새 나는 수건에 코를 박고
이상하게 웃음이 났다.
“어, 나 지금 기분 좋다.”
그 이유는 없었다.
그냥 내가 지금 살아 있다는 게 신기했고
아이들이 옆에서 장난치는 소리가
귀여웠고
커피가 딱, 입에 맞았고
그거면 됐다.
행복은 사실,
‘어떻게 사는가’보다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더 가까운 것 같다.
그러니까 나는
내 일상이 아무리 소란하고 엉망이어도
그 안에서 한 줌의 기쁨은 꼭 찾기로 했다.
왜냐하면
그 작은 기쁨이
나를 다시 살게 하니까.
예전의 나는
기쁨은 특별한 날에만 허락되는 감정이라 믿었다.
그래서 평소엔 참느라 바빴다.
참다가, 버티다가,
행복이 오길 기다렸다.
근데 지금은 안다.
기쁨은 기다리는 게 아니라, 발견하는 거란 걸.
오늘 같은 평범한 날에
스스로에게 기쁨을 선물해주는 일.
그건 누구나 할 수 있고,
지금 당장도 할 수 있다.
오늘의 나에게 전하는 말.
“무언가 이뤘기 때문에 기쁜 게 아니라,
그냥 살아 있어서 기쁘다 해도 돼.”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도
너는 충분히 잘 살고 있어.”
“기뻐해도 돼.
네가 지금 웃는 이유는
작아도 괜찮아.”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기뻐할 이유를 찾는다.
작은 꽃 한 송이,
구름 사이 햇살 한 줄기,
따뜻한 밥 한 숟갈,
그리고 오늘도 살아 있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