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래를 너무 자주 걱정한다.
그냥 걱정하는 수준이 아니라,
어떻게든 안 좋은 결말을 상상하고,
그 결말을 미리 겪는 사람처럼 마음이 무너진다.
남편이 늦게 오면 무슨 일 난 건 아닌지부터 떠오르고,
통장 잔고를 보면 몇 년 뒤 파산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숨이 나오고,
아이가 조금 아프기라도 하면 온갖 최악의 시나리오가 머릿속을 휘감는다.
그 불안한 상상은 내 현실이 아닌데,
나는 자꾸 거기에 나를 던진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미리 겪고, 미리 무너지고,
스스로 고통을 만든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편에서는 계속 이렇게 외친다.
“나 너무 힘들어. 이러고 싶지 않아. 왜 이러는 걸까.”
그 소리에 어느 날 문득,
내가 나를 제일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이 뼛속까지 느껴졌다.
그래서 이제는 멈추고 싶다.
계획대로 살지 않아도 되고,
뭔가를 미리 막지 않아도 되고,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도록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조금씩 믿어보려고 한다.
물 흐르듯 사는 연습
요즘 나는 마음속으로 자주 중얼거린다.
“일단 오늘 하루만 살아보자.”
내일 일은 내일의 내가 감당할 테고,
1년 뒤, 10년 뒤는 그때의 내가 알아서 할 것이다.
지금은 그저
아침 햇살을 느끼고,
따뜻한 커피 한 모금에 위로받고,
아이가 웃을 때 함께 웃고,
걱정 없이 한 페이지 글을 쓰는 일.
그 소소한 하루가 차곡차곡 쌓여
내 삶이 될 거라고 믿어보기로 했다.
물론, 여전히 불안은 몰래 다가온다.
하지만 이제는 그 불안과 싸우지 않는다.
그냥 말해준다.
“알겠어, 걱정하는 마음도 너니까. 그런데 지금은 그냥 좀 쉬자.”
그리고 가만히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다.
그러면 조금씩 가라앉는다.
물결이 잠잠해지듯이.
이제 나는 이렇게 살고 싶다.
앞서가지 않고,
억지로 붙잡지 않고,
정해진 길이 없어도 괜찮다고 믿으면서
그저 흐름에 몸을 맡긴다.
물이 강을 따라 흐르듯,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듯
내 삶도 그렇게 흘러가게 두기로 했다.
혹시 길을 잃는 날이 오면
그때 잠시 멈춰 숨을 고르고,
다시 내 속도를 찾아가면 된다.
그래서 오늘도 나에게 말해준다.
“괜찮아, 지금 이대로도 충분해.”
그 말 하나면, 나는 다시 부드럽게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