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면 울자, 감정에 솔직해지는 연습

by 소소한빛

하루 종일 마음이 꺼끌거렸다.

겉으론 아무 일도 없는 평범한 하루였지만,

속은 까슬까슬하고 눈앞은 자꾸 뿌예졌다.


별일 아닌 말에도 마음이 욱했고,

작은 실수에도 스스로를 야단쳤다.

사실, 아무도 나를 뭐라 하지 않았는데

나는 오늘도 내 감정에 재를 뿌리며 살았다.


**


‘왜 또 이러지?’

‘감정 기복 심하다는 말 듣기 싫은데…’

‘엄마니까, 어른이니까, 참아야지.’


익숙한 말들이 마음속을 맴돌았다.

어릴 땐 울면 되던 일이

언제부터인가,

울면 ‘약한 사람’이 되는 세상이 되었다.


슬픔을 말하면 징징거린다고 하고,

불안을 내보이면 예민하다고 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감정을 숨기고,

웅크린 마음을 꾹꾹 눌러 담고 살았다.


**


하지만 오늘,

아이를 재우고 조용한 방에 혼자 앉아 있자니

가슴속 어딘가가 ‘그만 좀 참자’고 소리쳤다.


그래서 참지 않았다.


베란다 문을 열어놓고

가만히 빗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울었다.


크게 울지 않아도,

눈물 몇 방울로도

가슴속 무게가 조금씩 풀어졌다.


울고 나니

조금 허전했지만,

이상하게도 덜 외로웠다.


**


나는 오늘에서야 깨달았다.

감정은 약점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증거라는 걸.


슬프면 우는 거,

속상하면 말하는 거,

두려우면 무서운 거라고 말하는 거—

그건 약한 게 아니라

온전히 나로 살아가려는 용기였다.


감정을 억누르며 사는 건

마치 숨을 참은 채 바다를 건너는 것 같았다.

겉으론 잘 헤엄치고 있는 것 같아도

속은 이미 질식해가고 있었던 거다.


**


이제 나는 조금씩

감정에 솔직해지는 연습을 하기로 했다.


누군가 나를 ‘너무 감정적이다’라고 말해도

‘그래, 난 감정적인 사람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용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이에게도 말해줄 거다.

슬프면 울어도 된다고,

엄마도 가끔 울고 나면 괜찮아진다고.


감정은 숨기기 위한 게 아니라

들여다봐주고, 다독여주는 거라고.


**


오늘 나는

잠깐 울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나를 다시 껴안을 수 있었다.


그러니 내일도,

감정이 밀려오면 그냥 느끼자.

기뻐지면 웃고,

슬퍼지면 울고,

두려우면 멈춰 서도 괜찮다고 말하자.


그렇게 하루하루,

내 마음을 조금씩 지켜가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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