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다.
정말 오랜만에 조용한 시간이 찾아왔다.
부엌 싱크대엔 아침 그릇이 아직도 그대로고,
거실 바닥엔 장난감이 굴러다니고,
빨래 바구니는 넘치려고 한다.
그런데도 나는 지금 소파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글을 쓰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평범하고, 가장 사치스러운 순간이다.
예전 같았으면 이 시간에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남들이 말하는 부지런한 엄마, 잘 사는 워킹맘이 되기 위해.
그러나 요즘 나는 그 모든 ‘해야만’을 내려놓는 연습을 하고 있다.
좋아하는 걸 좋아하자. 평안하자. 이게 성공한 인생이다.
내가 요즘 마음속에 품고 있는 문장이다.
어릴 적에는 ‘성공’이란 단어가 번쩍거렸다.
커리어, 돈, 명함, 누군가의 부러움.
그게 성공이라 믿었고, 그렇게 되려고 애썼다.
하지만 엄마가 되고, 내 마음 하나도 돌보기 어려운 날들이 쌓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지금 나에게 성공이란,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좋아하는 걸 누리는 삶,
작지만 깊은 평안을 느끼는 하루,
그리고
어떤 날도 나 자신을 미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안아주는 것.
오늘 나는
딸기잼을 듬뿍 바른 식빵을 먹었고,
아이들이 만든 찐죽순 같은 작품들을 냉장고에 붙였고,
비 오는 창밖을 한참 바라보았다.
크게 이룬 건 없다.
돈을 많이 번 것도 아니고,
누구에게 인정받은 것도 아니지만
나는 오늘 내가 좋아하는 걸 좋아했고, 평안했다.
그러니 오늘은 성공한 하루다.
앞으로도 이런 하루들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모든 걸 가지지 않아도,
무언가 되어야만 하지 않아도,
좋아하는 마음을 놓지 않고
내 삶을 조용히 지켜나가는 것.
그게 내가 원하는 삶이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성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