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를 바라보는 삶은 질렸다,

by 소소한빛

오랜만에 해가 나왔다. 빨래를 돌리면서 창밖을 한참 바라봤다. 따뜻한 햇살이 어깨에 닿을 때마다, 뭔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이 차올랐다. 아침부터 유난히 마음이 울컥한 날이다.


나는 얼마나 오랫동안 ‘위’를 보며 살았을까.

누구처럼 되고 싶었고,

누구보다 더 나아야 했고,

누구만큼은 살아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왔다.


누군가의 인스타그램, 브런치, 유튜브, 성공한 친구, 돈 잘 버는 지인.

그들은 마치 저 위에서 반짝이는 별 같았고,

나는 그 별을 올려다보며 나의 어둠을 더 또렷하게 느꼈다.


그리고 그런 내가 너무 싫었다.


위만 보다 보니, 나는 점점 나를 잃어갔다.

나는 무엇을 좋아했더라?

나는 무엇을 원했더라?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었더라?


비교는 나를 마르게 했고,

욕심은 나를 조급하게 만들었으며,

결핍은 끝도 없이 나를 몰아세웠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나는 ‘위’만 바라보는 걸까?

왜 나는 나를 한 번도 바라보지 않았을까?


그래서 요즘은 연습하고 있다.

남보다 잘하려는 마음 대신, 어제의 나보다 더 나아지는 걸 목표로 삼기.

SNS 속 삶이 아닌, 내 주방의 따뜻한 국 냄새에 집중하기.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더 오래 귀 기울이기.

무엇보다 거울 속 나에게 "오늘도 잘 살아줘서 고마워"라고 말해주기.


위만 보다 보면, 나의 삶은 언제나 부족하고 초라하다.

하지만 나를 바라보면, 나의 하루는 나름대로 아름답다.

비록 화려하지 않아도, 조용한 성취들이 쌓여 있다.

아무도 몰라도, 나는 안다. 이 하루를 얼마나 애써 살아냈는지.


이제는 누구를 부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누구를 따라가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나는 내 속도를 따라 걸어가면 된다.


위를 바라보는 삶은 질렸다.

고개를 내려 나를 바라보자.

눈앞의 소중한 것들, 그 안에 나의 삶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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