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알람보다 먼저 눈이 떠졌다.
습관처럼 천장을 한참 바라보다가 겨우 몸을 일으킨다. 작은 이불을 정리하고, 커피포트를 올리고, 무거운 눈꺼풀로 아이들 밥부터 챙긴다. 그렇게 하루가 시작된다. ‘출근’이라는 단어가 아직 머리로 들어오기 전까지는, 그저 반복되는 일상의 한 조각일 뿐이다.
출근할 곳이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일까.
솔직히, 어떤 날은 그 사실에 위안을 느낀다.
내가 오늘 어디엔가 소속되어 있다는 느낌.
나를 기다리는 일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걸 해내면 누군가가 내 수고를 알아준다는, 작은 보상.
하지만 또 어떤 날은, 숨이 턱 막힌다.
내가 진짜 가고 싶은 곳은 여기가 아닌데.
이 일을 하려고 내 시간을 이렇게 써도 되는 걸까.
이게 진짜 나의 삶일까,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걸까.
출근길 버스에서 그런 생각이 끝없이 맴돈다.
그래도 요즘은 이런 생각도 든다.
작은 성취를 쌓을 때, 인간은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고.
하루의 업무를 무사히 마쳤을 때,
아이를 재우고 조용한 밤에 나만의 글을 쓸 수 있을 때,
청소를 마치고 깨끗한 거실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실 때.
그 조그만 ‘완료’들이 쌓여 내 하루를 지탱해준다.
‘오늘도 해냈다’는 감정.
누가 박수 쳐주지 않아도,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않아도,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잘했어’라고 속삭여주는 그 감정.
그게 내가 요즘 붙잡고 있는 행복의 모양이다.
그래서 아침에 눈 떴을 때,
출근할 곳이 있다는 사실이 가끔은 감사하고, 가끔은 무겁지만
그곳에서 또 작은 성취를 하나라도 만들 수 있다면
그 하루는 살아볼 만한 하루라고 믿어보려 한다.
매일 똑같은 아침이지만,
매일 작은 나를 이기는 날들이 쌓이면
언젠가는 내가 진짜 원하는 곳에 도착할 수 있지 않을까.
그때까지는 이 하루도, 이 출근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오늘도 출근한다.
완벽한 하루는 아니어도,
작은 성취 하나쯤은 건져오는 하루이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