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세스 윤 May 24. 2024

성과가 안 보이는 일을 버티는 5가지 방법

대학 졸업 이후로 뭔가를 마음잡고 공부해 본 적이 없다.

내가 어떻게 수능을 봤지 싶을 정도다.

수험생 시절을 떠올려보면 공부를 했던 자체보다는,

공부하면서 이게 쓸모가 있는 내용인가 걱정하던 기억. 

자고 일어나면 내가 공부한 게 다 날아가 버리는 거 아닌가 불안해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공부는 전혀 안 하고 있지만 요즘 비슷한 기분을 느끼는 것 같다.

육아를 하고 가정 살림을 살고 있는 지금 말이다.

어찌어찌 버티며 육아를 하고 있지만,

그것도 꽤나 힘들게 하루하루 견딘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는데

이게 사실은 제대로 된 육아가 아니며 애들은 다 자기 마음대로 커버리면 어쩌지 하는 막연한 걱정이다.



내가 집안 경영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건 맞는지,

애들은 잘 크고 있기는 한 건지,

나 자체는 이렇게 살아가도 정말 괜찮은 것인지 묘하게 혼란스럽다.

게다가 내가 하는 일들은 결실을 맺기까지 노력의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일들 뿐이라,

성취감이나 효용감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친구가 말했다. 요즘 재미가 없어.

지금 최대 목표는 대출을 갚는 거거든? 

어디서 돈을 확 버는 게 아니라 월급으로 다달이 갚는 건데, 쳇바퀴 돌리고 무료하고 그런 느낌이야.

그렇다고 애들이 있는데 뭔지도 잘 모르겠는 내 꿈만 좇을 수도 없고...

맞아. 나도 재미가 없다. 40대 여자의 삶은 원래 재미가 없나?



그러다 회사지원으로 대학원을 다닌 남편이 논문으로 골머리를 앓는 걸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40대 남자도 재미없을 수 있겠구나. 아니 그냥 10대든 90대든 여자든 남자든

출구가 없어 보이는 공부, 육아, 대출, 논문 같은 장기 프로젝트를 하는 사람은 다 비슷한 심정일 것이다.

삶의 순간순간은 즐겁지만, 장기 프로젝트를 접하는 그 순간만큼은 괴롭다.

매우 지루하고 무료하다.



그렇다고 절대 때려치울 순 없다.

단순한 욕심이 아니라 그게 삶의 정체성이고 삶 자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원하고 꼭 해야 하는 일이기는 하지만 지겹고 힘들고 성과도 없어 보일 때,

게다가 가끔은 무의미하게 느껴지기까지 하지만 절대로 그만 둘 수는 없을 때, 

도대체 이 시간을 어떻게 견뎌야 하는 것인가?



이런 고민을 하다 보니 나름대로 여기저기서 방법을 찾아보게 되었다.

그렇게 찾는 과정을 통해 몇 가지 결론으로 생각한 것이 있다. 그건 바로.



1. 지루함을 인정하고 의미 찾아보기

모든 작업이 본질적으로 즐거울 수는 없다. 

불편함과 어려움은 목표를 향한 여정에서 피할 수 없는 측면이라는 점을 인정하자.

세 명의 벽돌공에게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었을 때,

두 사람은 벽돌을 쌓고 있다 돈을 벌고 있다고 대답했지만

나머지 한 사람이 나는 지금 아름다운 성당을 짓고 있다고 답했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지루함 속에서도 그 일이 가진 의미를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다.



2. 짧은 목표 설정하고 진행상황 이정표 만들기

목표까지 너무 길고 끝이 없다고 생각하면 더 힘들 수 있다.

때문에 더 작고 관리하기 쉬운 단계로 나누어 부담을 덜어본다.

그리고 아무리 작더라도 진행과정을 인정하고 축하한다.

오늘 하루 잘했어, 오늘 3시간 열심히 했네 한 것만으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남은 여정에도 추진력과 동기를 키울 수 있다.



3. 주변의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기

특히 하고 싶지 않은 일이 있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지원을 부탁하거나 조언을 구해본다.

단조롭고 까다로운 일을 하면서 의외로 작은 쉼표가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인터넷으로 모르는 사람들에게 하소연하는 것도 좋다.

친구나 가족들에게 현재 상황과 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책임감과 동기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4. 어떻게든 쉬기

일단 무조건 쉬는 거다. 사람이 지루하다 보면 집중이 안되고 오히려 산만해진다.

일은 일대로 안되고 번아웃이 오는 걸 방지하기 위해 휴식시간과 노동시간을 분리한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을 할당하여 휴식시간엔 짧은 산책이나 스트레칭을 한다.

휴식을 취할 경우 신체적 피로가 회복되어 근육과 신경이 재충전되고,

뇌가 재충전되어 더 창의적이고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회복해야 더 높은 집중력과 생산성을 유지할 수가 있다.



5. 환경을 바꾸기

아마도 이 부분이 핵심이라 생각한다. 환경을 바꾸고 모든 걸 새롭게 생각해 보는 것이다.

우리가 뭔가를 지루하다고 느끼는 건 단순 반복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덜 단조롭게 느껴지기 위해서는 환경을 바꿔봐야 한다.

꼭 주변을 거창하게 바꾸지 않더라도, 생활패턴을 조금씩 달리 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상 시스템을 만들거나 새로운 영역을 배워보는 방법같이 말이다.



일을 게임처럼 해 보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앞서 말한 보상, 도전 요소를 놀이와 통합하는 것이다.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목표 달성을 위해 포인트, 배지 또는 새로운 능력을 받는다. 

작업을 완료하거나 목표에 도달할 때마다 간식, 휴식, 작은 선물 등 즐거운 것을 자신에게 대접한다.

그리고 차트, 그래프, 진행률 표시줄을 사용하여 달성률을 시각적으로 만든다.

노력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마치 게임에서 경험치가 늘어나는 것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매우 만족스럽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그리고 마음을 새롭게 하는 것은 감정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안 하던 일을 이것저것 해보면 기분전환이 된다.

어제는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머리를 커트했다. 

거울로 매일 보던 모습 자체가 달라지니 조금은 참신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차를 타고 돌아와야 할 길을 운동 겸 걸어서 돌아왔다.

새들과 차 소리, 피부에 닿는 미지근한 바람, 초록색의 풀 냄새가 운전보다 더 많은 감각을 자극했다.

이렇듯 매일 똑같던 경험에서 의식적으로 하나씩 변화를 주면 일상이 달라 보인다.





열심히 찾아봤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도움이 되는 팁일 뿐 정답은 아무도 모른다.

빠른 학습기를 지나 단조로운 이행기과 느린 개선 기간을 거치는 사람들은 모두 나름의 노하우를 가지고 견뎌 나간다.



나의 노력이 무의미할까 봐 걱정될 때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을 어찌어찌해나가다 보면,

때론 이 노력자체가 의미 없는 것이고 잘못 가고 있는 걸까 걱정되기도 한다.

지금 내가 하는 작업이 더 큰 목표에 어떻게 기여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노력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지기도 하고,

실질적인 보상도 없는 상황에서 더 의미 있는 활동에 시간을 잘 쓰고 싶다는 

막연한 아쉬움만 남게 된다.



하지만 어떤 분야에서든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은 어디서든 잘한다는 말이 있다.

규율 지키기, 인내, 적응성을 갖추는 것이 어떤 분야서든 비슷하게 적용되기 때문일 것이다.

복잡하고 불확실한 과제를 극복하면서 연마한 전략적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은

앞으로 살아가는 데에 계속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러니 내가 열심히 사는 것이 아무 의미 없을까 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만약 다른 길로 돌아가야 할 때 유연성과 적응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기중심을 잘 다져나간다면,

결국 느리기만 했던 이 지루한 시간도 배움과 성장을 가져다줄 것이다.

지금은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면서,



너무 큰 의미보다는 소소한 재미를 추구하며 잘 헤쳐나가 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비수기에 겨우 이사를 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