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현재와 미래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글로벌 1위 전기차 회사 테슬라, 요즘 정말 핫한 기업인데요. 한때 신생기업인 테슬라가 전기차를 대량생산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소리’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어느새 세계 시장 점유율 25%의 선두주자가 됐습니다.
사실 자동차를 대량생산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자동차의 플랫폼(뼈대구조)을 설계하고, 공장을 짓고, 실제 생산까지 하는 데는 천문학적인 돈이 들기 때문이죠. 실제로 2015년까지 테슬라의 연간 생산량은 5만 대에 불과했는데, 당시 현대차의 연간 생산량이 65만대였음을 고려한다면 터무니없는 수치긴 했습니다.
하지만 테슬라는 공격적인 투자로 전 세계 각지에 초거대 공장인 ‘기가팩토리’를 하나둘 세우면서 어느새 연간 5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해내고 있죠. 기가 팩토리는 미국 네바다주, 뉴욕주, 독일, 그리고 중국에 테슬라가 세운 거대 자동차 공장으로, 공장 하나가 축구장 25개 규모에 달하는 초거대 공장입니다. 여기에 텍사스에 새로 짓는 다섯 번째 공장은 축구장 1,100개가 들어갈 만큼 거대합니다. 일론 머스크는 10년 이내에 연간 2,000만 대 수준의 생산량을 달성할 것이라고 공언했는데요, 물론 리서치 회사들은 340만 대 수준이라고 예측하긴 합니다만, 어쨌든 꽤나 높은 수준의 생산력을 확보할 것이라는데는 큰 이견이 없습니다.
게다가 최근 들어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들이 환경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전기차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를 괴짜라고 생각하던 메이저 자동차 회사들이 오히려 테슬라에게 새로운 시장의 주도권을 뺏길 처지에 놓인 것이죠. 이렇게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주가도 크게 올랐습니다. 코로나 위기 이전이었던 올해 초 150달러 수준이었던 테슬라의 주가는 최근 한때 650달러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4배 가까이 급등했는데요. 전기차 업계 1위 테슬라에 대한 투자자들의 구애는 뜨거웠습니다. 여기에 글로벌 투자회사인 골드만삭스는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무려 780달러로 올려잡았죠. 자신감을 얻은 테슬라는 무려 5조 원어치의 주식을 추가로 발행(증자)해 자금을 끌어모은다는 계획입니다.
이렇게 자동차 시장에서도, 증권 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테슬라지만, 테슬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사실 테슬라의 주가 상승은 테슬라의 실적보다도 센티멘탈(추가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에도 많이 기인하는데요. 아직 메이저 자동차 회사만큼 생산 수준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자들이 몰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780달러로 목표주가를 올려잡았지만, JP모건은 테슬라의 주가는 극적으로 과대평가(Dramatically Overvalued)됐다며, 테슬라의 주가 상승은 기업 펀더멘탈(재무구조)과는 관련이 없다고 평가절하했습니다. 향후 1년 내 주가가 90달러 수준으로 곤두박질 칠 것이라고까지 했는데요.
하지만 사실 여기에도 복잡한 사연은 있습니다. 테슬라가 최근 5조 원 규모의 추가 주식발행을 추진하기로 했는데, 주식을 새로 발행하면 은행들에게 공모 물량을 나눠주게 됩니다. 테슬라는 10여 개의 은행을 통해 증자를 진행하기로 했는데, 여기에 JP모건이 빠지면서 JP모건이 테슬라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내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실제로 JP모건의 발표 이후 테슬라의 주가는 하루 만에 7%가량 흘러내렸죠. 이렇게 은행들마다 테슬라는 바라보는 시각은 모두 제각각인데요. 테슬라, 과연 앞으로 더 가파른 성장이 가능할까요?
올 9월 테슬라는 ‘배터리 데이’를 개최하며 테슬라의 미래 전략을 발표했는데요. 테슬라의 목표는 크게 5개로 정리되는데, 이들의 핵심은 배터리 비용을 낮춰 저렴한 전기차로 전기차 대중화를 이뤄내겠다는 것입니다. 현재 테슬라는 모델3의 경우 5,500만 원부터, 모델 X는 1억 1천만 원부터 시작하며 고급 외제차와 비슷한 가격대의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차량을 고급화하기보다는, 생산비용을 낮추고 생산량을 크게 늘려 3년 내 3,000만 원대의 전기차를 생산해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계산으로 보입니다. 여기다가 10년 이내에 2,000만 대까지 생산량을 끌어 올려 사실상 테슬라 전기차로 전기차 대중화를 이뤄내겠다는 목표까지 세웠습니다.
머스크의 말만 들어보면 정말 테슬라가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석권하고 절대적인 강자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목표가 비현실적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는데요. SNE리서치는 올해 480만대 수준인 전기차 시장은 2030년 4,000만 대 수준까지 커질 것이지만, 정작 1위는 폭스바겐이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전기차 생산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는 폭스바겐이 2022년 테슬라를 따라잡고, 2030년에는 테슬라의 2배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예상인데요. 사실상 근 10년 내 전기차 시장의 수요는 무한해서 공급 역량이 전기차 업체들의 핵심 경쟁력이 되는데, 전통적인 자동차 시장의 강자인 폭스바겐이 테슬라의 공급 능력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물론, 테슬라가 혁신을 거듭하며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도 있겠죠.
여기에 최근 들어 테슬라의 전기차와 관련한 이슈들이 이곳저곳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어제는 한 아파트에서 테슬라 자동차가 갑자기 벽에 충돌하며 화재가 발생했는데요. 운전자는 “갑자기 차량이 통제불능이 됐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논란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벽에 부딪힌 후 충격으로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데, 해외에서도 간혹 테슬라 자동차의 화재 사고가 보도되곤 했었죠. 전문가들은 테슬라 뿐만 아니라 다른 전기차에도 일반적으로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특히 열이나 충격에 약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얼마 전에는 자동차 지붕 조립 불량 문제로 9,500대를 리콜하고, 터치 스크린 결함으로 16만 대를 리콜하는 등 테슬라의 제조 능력에 의문을 품게 하는 이슈들도 있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런 결함들을 ‘성장통’이라고 보기도 하는데요.
정말 단기간 안에 메이저 자동차 회사들을 제치고 전기차 시장을 석권한 테슬라. 과연 혁신을 거듭하며 머스크가 공언했던 2,000만 대 규모의 생산력을 갖출 수 있을까요? 아니면, 독일의 전통적인 자동차 강호들에게 따라잡힐까요? 앞으로 테슬라의 행보에 따라 테슬라의 주가 추이, 전기차 시장에서의 패권도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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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미디어 스타트업 BYTE에서 콘텐츠 팀장을 맡고 있는 장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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