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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Dec 24. 2020

에어비앤비, 적자에서 IPO 대박까지

공유 숙박 업체 에어비앤비의 역발상 전략

지난주 에어비앤비가 뉴욕증시에 상장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공모가 68달러로 상장돼 상장 첫날 145달러까지 폭등했는데요. 에어비앤비는 상장하자마자 시가총액 100조 원을 가뿐히 넘기면서 메리어트, 힐튼, 인터컨티넨탈 호텔, 하얏트 호텔 그룹을 전부 합한 것보다도 큰 주식시장 점유율을 갖게 됐습니다. 


간단한 잠자리+아침식사=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는 200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공유 숙박 서비스인데요. 처음에는 이름 그대로 AirB&B(Air Bed&Breakfast), 즉, 집주인이 에어베드(Air Bed)와 같은 간단한 잘 곳과 아침식사(Breakfast)를 제공해주는 서비스로 시작했습니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면 집주인이 마치 호텔처럼 자신의 집을 게스트한테 빌려줄 수 있는데, 호텔보다 넓고 접근성이 좋은 공간을 싸게 빌릴 수 있어 여행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우버와 함께 공유경제 모델의 선두주자였는데요. 자동차나 집같이 가격이 비싼 생산품을 공유해서 좀 더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이용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습니다.  

코로나에 직격탄 맞고 휘청

하지만 올해 초 코로나로 여행과 숙박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에어비앤비 역시 무사하지 못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작년 12월에만 1조 5천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는데, 코로나로 인해 올해 2월 매출이 5천억 원 이하로 급감했죠. 올해 5월 에어비앤비의 창업자이자 CEO인 브라이언 체스키는 에어비앤비의 올해 매출이 작년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며, 직원 7,500명 중 2000명을 해고하고 호텔과 대중교통, 럭셔리 숙박 등 신규사업을 모두 중단했습니다. 에어비앤비 예약이 80%가량 줄고, 공유경제가 종말을 맞을지도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오며, 이러다 에어비앤비가 망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기업가치 평가액도 점점 낮아지며 자연스레 올해로 예정됐던 IPO(기업공개)도 무산되는 듯했죠.

에어비앤비 매출 추이(출처 : phocuswire.com)


존망의 갈림길에 있던 에어비앤비…IPO 대박?

5월까지만 해도 망하냐 살아남느냐를 걱정하던 에어비앤비는 어떻게 갑자기 메이저 호텔 그룹들을 훌쩍 넘어서는 기업이 됐을까요? 해답은 ‘역발상 전략’과 ‘완벽한 타이밍’, 그리고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있었습니다. 


1. 역발상 전략

에어비앤비의 원래 비즈니스 모델은 호텔처럼 여행객들을 위해 단기숙박을 제공하는 것이었는데요. 하지만 코로나 확산으로 재택근무가 보편화하고, 이곳저곳 옮겨 다니는 것이 아니라 한곳에 오래 머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에어비앤비는 장기숙박 모델로 눈을 돌렸습니다. 호텔 모델을 버리고 월세 모델을 강화한 것이죠. 실제로 올해 3월 전체 예약은 30~40%가량 감소했지만, 장기 숙박 건수는 오히려 증가 추세를 보였습니다. 여행지에서 잠깐 머무르는 사람들은 줄어들고, 안심할 수 있는 거처에 오랫동안 머무르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입니다. 타겟을 변경하면서 에어비앤비의 전년 대비 예약수도 빠르게 반등했고, 흑자전환에도 성공했습니다.


에어비앤비 전년대비 예약증감(출처 : dfdnews.com)


2. 완벽한 타이밍

코로나 위기는 끝나지 않았지만, 각국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증시는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했습니다. 특히 코로나 종식 이후에는 IT기업의 전성시대가 올 것으로 기대되면서 기술, 플랫폼 기업들의 주가가 빠르게 치솟았죠. 에어비앤비는 이런 흐름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얼핏 보면 무모해 보일 수 있지만, 경기부양책으로 시장에 돈이 많이 풀린 이때 IPO를 밀어붙인 것이죠. 한때 공모금액이 200억 달러(20조)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공모가는 예상 범위를 뛰어넘는 68달러로 결정됐습니다. 그리고 상장에 성공하자마자 단숨에 2배 넘게 올랐죠. 개인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무서운 질주를 보고, 에어비앤비에도 큰 기대를 건 것입니다. 


3.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기대심리로만 에어비앤비가 IPO에 성공한 것은 아니라고 진단합니다. 코로나가 이미 여행시장의 판도를 크게 바꿔놨고, 코로나 종식 후에는 에어비앤비가 바뀐 흐름에 가장 적합한 숙박업체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는 것인데요.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들에게 밀집된 공간에 대한 공포심을 불러왔습니다. 코로나가 끝나도 이런 공포는 사그러지지 않을 것이고, 여행시장이 다시 활성화돼도 호텔 같은 대형 숙박업소보다는 에어비앤비같이 개인화된 숙소가 더 인기를 끌 것이라는 거죠. 

체스키 에어비앤비 CEO가 말하는 여행의 미래


화려한 부활일까, 거품일까?

이번 IPO 성공으로 에어비앤비가 한숨 돌린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면서 이미지 쇄신에도 성공한 것 같고요. 미국에서는 14일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코로나 종식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어, 몇 달 후면 여행업이나 숙박업이 조금씩 살아나며 에어비앤비가 테슬라와 비슷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어비앤비의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돼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기업의 성장성을 높게 쳐주는 주가매출비용(PSR, 시가총액/내년 매출 추정치)도 17.3배로 비교집단 평균보다도 월등히 높습니다. 거품이라는 지적과 함께 이번 주 에어비앤비의 주가도 145달러에서 120~30달러 선까지 흘러내렸는데요. 과연 에어비앤비는 코로나 위기를 딛고 숙박업계의 신흥 강자로 부활할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비즈니스 미디어 스타트업 BYTE에서 콘텐츠 팀장을 맡고 있는 장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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