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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Apr 14. 2021

바이든의 긴급소집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삼성전자의 고민

미국 백악관이 반도체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개 글로벌 기업의 임원을 한 데 모아 ‘반도체 화상회의’를 개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반도체 투자 확대를 요구했는데요. 삼성전자의 입장이 어렵게 됐습니다.


백악관은 반도체 생산 기업과, 미국 내 대표적인 반도체 필요 기업을 총집합시켰는데요. 미국 업체들에 반도체를 원활하게 공급하라는 노림수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생산 기업은 삼성전자, TSMC, 마이크론 등이, 필요 기업은 자동차(GM, 포드), IT, 의료기기, 방산업체 등이 불려 갔습니다. 


반도체 부족의 원인은? 예측이 안 됐던 경기회복!

반도체는 ‘손톱만 한 컴퓨터’인데요. 정보처리와 저장이라는 컴퓨터의 핵심 기능을 손톱만 한 반도체 칩이 담당합니다. 그래서 컴퓨터가 있는 모든 곳에는 반도체가 들어가죠.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모든 자동화된 기계나 시스템에는 반도체가 들어갑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수많은 반도체 부품

문제는 올해 초 자동차 업계에서 터져 나왔는데요.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부족해져 폭스바겐, 포드, GM 등 글로벌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현대차도 최근 신제품을 출시하고도 반도체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멈췄죠.


원인은 코로나 ‘미스’에 있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로 자동차 판매량이 줄 것으로 예상한 자동차 회사들이 반도체 주문량을 줄였고, 반도체 업체들은 줄어든 생산량을 게임기 같은 소비자 가전 제품 반도체 생산으로 메웠죠. 그런데 하반기 예상과 달리 경기 회복세가 빨라지면서 자동차 수요도 크게 늘어버렸습니다.


결과적으로 자동차 업체들이 반도체 주문을 늘리고 싶어도, 반도체 업체에 주문이 밀려 불가능해졌습니다. 

코로나 확산으로 게임기나 가전제품 같이 가정용 전자제품 수요도 엄청 늘었기 때문인데요. 최근에는 아이폰과 맥도 반도체가 없어서 못 만들 정도라고 하죠.


그래서 형이 나서잖니

손톱만 한 반도체 하나 때문에 미국의 핵심 산업 중 하나인 자동차 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으니, 끝내 최종보스가 나섰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나서 반도체 기업들에 미국 내 생산을 장려하고 나선 것이죠.

지난 2월 반도체 칩을 들고 나온 바이든 대통령

지시: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2월 반도체 칩 하나를 들고 나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같은 핵심 부품의 공급망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계획:

얼마 전 바이든 대통령은 2,600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여기에서도 반도체 생산능력 확보에 55조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소집:

그리고 어제 반도체 회사의 임원들을 불러 모아 '미국 내 반도체 투자를 늘려달라'라고 요청했습니다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일 뿐'이라고 했지만, 반도체 업체에겐 사실상 압박인 셈이죠.


이행: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진출을 선언한 인텔은 회의 직후 6~9개월 내에 차량용 반도체를 만들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에 즉각 화답한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해 중국을 확실히 견제하고 미국 내 일자리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습니다. "중국은 미국을 기다려주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이번 기회에 첨단 부품의 공급망을 미국의 동맹국 중심으로 다시 세우고,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뜻을 밝혔죠.


깊어지는 삼성전자의 고민

회의에 불려간 삼성전자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미 미국 내 20조원 규모의 투자를 앞두고 공장 부지 선정을 진행 중인데요. 이런 와중에 미국 내 투자를 늘려달라는 압박이 들어오니 마음이 편할 리 없겠죠. 게다가 삼성전자는 중국의 눈치도 봐야 하는데요. 미국과 중국의 매출 비중이 각각 20% 수준으로 비슷한 데다, 중국에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공장도 있어 '확실한 동맹'을 요구하는 미국의 요구에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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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바이트의 CCO(Chief Content Manager) 장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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