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y Dec 25. 2020

ESG, 이젠 '진짜'다

비즈니스의 새로운 패러다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한때 경영학계와 기업가에서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가 핫한 키워드였습니다. 기업이 이윤 창출에만 신경 쓰면 안 되고, 사회적 책임 또한 다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그런데 이제는 CSR이나 CSV가 아닌 ESG(Environment-Society-Governance, 환경-사회-지배구조)가 새로운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과거 CSR과 CSV는 기업의 자유의지에 달린 경우가 많았다면, ESG는 이제 정말 피해 갈 수 없는 강력한 흐름이 되고 있는데요. 과연 ESG가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왜 요즘 기업들에게 그렇게나 중요할까요?


ESG의 개념도 [출처 : anevis-solutions.com]


ESG 잘한 기업, 기업가치 더 늘었다

글로벌 기관 투자가들이 ESG 투자원칙을 강화하면서 실제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적극적으로 줄인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모컨스탠리캐피털인터네셔널(MSCI)에 따르면 배출량을 적극적으로 줄인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15% 증가, 그렇지 않은 기업들의 시총은 12% 감소했습니다. 글로벌 투자사들은 기후 위기가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고, 사회적인 관심사로 떠오름에 따라 기후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기업들은 도태될 가능성이 높고, 투자 손실을 줄 확률이 높다고 판단한 것인데요. ESG 투자 원칙이 강화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이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일본은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ESG 투자 이해하기 영상


전 세계적인 흐름에 우리 기업들도 ESG 뛰어든다  

글로벌 투자사와 기관, 기업들이 이끄는 흐름에 이제 우리 기업들도 ESG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 SK의 최태원 회장은 ESG를 회사 경영의 제1원칙으로 정했다는 소식이 나올 정도인데요. SK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재생에너지 100% 캠페인인 RE100 위원회에 가입하기도 했습니다. SK뿐만 아니라 ESG를 회사 경영에 도입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는데요. KB금융지주는 CEO와 임원 평가에 ESG 성과를 반영하기로 하는 등, ESG는 기업 경영 전반으로 침투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환경을 파괴하는 사업에는 투자를 철회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한국 전력은 최근 동남아 석탄 발전소 사업에 신규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한전의 지분을 가진 글로벌 투자사와 해외 공적연금이 투자 중단을 요구하고, 지분을 매각하는 등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급속하게 확대되는 ESG 펀드 규모, 핵심은 E!

투자사, 기업뿐만 아니라 ESG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입니다. 유럽연합의 친환경 정책, 문재인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에 힘입어 금융사들도 연이어 ESG 펀드를 출시하고,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도 ESG 펀드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기존에 존재했던 ESG 펀드는 주로 G(Governance, 기업지배구조)측면에 중점을 뒀지만, 이런 펀드들은 그리 큰 관심을 얻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코로나 위기로 인해 환경에 관한 관심이 크게 늘며 금융사들도 E(Environment, 환경)에 초점을 맞춰 ESG 펀드를 꾸렸는데요. 최근 석 달간 다른 주식형 펀드에선 자금이 빠져나간 반면 ESG 펀드 규모만 1,600억 원 가까이 느는 등 인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금융사들은 ESG 펀드는 특히 기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발적 비재무적 사고위험을 미리 회피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일반 주식형 펀드와 차별화된다고 주장합니다.



휘청이는 엑손모빌, ESG에 반기를 들다?

무려 38년 전통을 가진 미국의 초대형 석유회사인 엑손모빌이 코로나 이후 저유가 흐름이 계속되며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한때 미국 시가총액 1위를 기록했던 엑손모빌은 지난 8월 말 다우존스 지수에서 퇴출당하고, 신재생 에너지 기업에 시가총액이 밀리는 수모를 겪었는데요. 최근에는 연이은 적자에 인원을 감축하고 배당금까지 동결했습니다.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같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투자를 늘려온 반면, 엑손모빌은 석유의 시대가 계속될 것이라며 석유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있었는데요. ESG가 새로운 흐름으로 부각되면서 투자사들은 엑손모빌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모양새입니다. 그런데도 엑손모빌은 앞으로도 석유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며 석유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엑손모빌의 위험한 베팅, 승패는 언제 갈릴까요?



과거 CSV, CSR은 기업들이 추구해야 할 가치 정도로 여겨졌다면, ESG는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피해 갈 수 없는 요소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정치권도 친환경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고, 자금줄을 쥔 투자사들과 기관들도 이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제는 누가 더 빨리 ESG의 흐름에 올라타느냐가 기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안녕하세요.

비즈니스 미디어 스타트업 BYTE에서 콘텐츠 팀장을 맡고 있는 장민제입니다.

매일 직접 작성한 비즈니스, 경제 관련 동향을 뉴스레터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아래의 주소에서 구독해보실 수 있습니다.

http://mydailybyte.com/


작가의 이전글 61조 쏟은 현대차, 선택이 필요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