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1열, '팬텀 싱어 3' 즐기기

[리뷰]’팬텀 싱어 3' - 1

by 바람

나는 노래 경연 프로그램을 즐긴다. 이번에 새로 시작한 '팬텀 싱어 3'은 그래서 더 반가웠다. 이번에도 한동안 이번 출연진들이 부른 노래가 입 안에서 우물우물거리다가 입 밖으로 흥얼흥얼 거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후로도 오랫동안 즐겨 들을 대표적인 음악 목록이 될 것이다. 이제 막 시작한 프로그램은 벌써 좋아할 수밖에 없는 곡의 목록들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 노래를 부르는 참가자들에게는 기존에 좋아하던 노래 중 하나겠지만, 내게는 이제 막 생긴 낯설고도 듣기 좋은 노래들이다.


가끔 아들은 가수의 이름이나 노래의 곡을 내게 묻는다. 음악을 좋아하지만 최신 가요의 흐름을 잘 알지 못한다. 유명한 팝을 즐겨 듣지만 뮤지션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은 눈곱만큼도 없다. 그럼에도 아들의 물음에 툭툭 대답이 나온다. "역시 우리 집에서는 엄마가 제일 잘 알아."라고 아들이 말해준다. 괜히 으쓱한다. 모두 음악 경연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덕분이다.


경연 프로그램에서 내가 응원하는 사람은 꼭, 반드시 우승 후보에 들어간다. 그리고 우승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 사람이 부르는 노래의 경향과 분위기, 방송에서 소개되는 이력 등이 더해지면 더욱 그 인물의 우승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이 되고 마지막 회차쯤 가면 대국민 투표에도 참여하고 마음을 다해 힘차게 응원을 보낸다.


부르는 것은 잘 못하지만 전 세계 만국 공통어라는 음악을 나도 듣는 귀는 좀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내 귀에 아름답게 들리는 그 노래,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응원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방송에서도 주목하는 인물인 경우가 많다. 사람들의 취향은 모두 비슷하다는 말이 증명되는 순간이기도 하고, 나도 음악을 대하는 수준이 보통은 된다는 생각에 나름 자신감도 생기며 혼자서 이래서 좋다, 저래서 좋다며 가족들을 향해 평도 덧붙인다.


아직 회차가 계속되고 있고, 늦은 시간이라 한껏 볼륨을 켜고 들을 수 없는 아쉬움은 있지만 다음 날 유튜브나 음원을 통해 그들의 노래를 반복해서 재생한다. 'The Prayer', 'love poem'이나 'Il Mondo'는 아마도 시즌이 끝나면 입에서 노랫말이 익어 어느 정도 입에서 나오게 될 것이고 이후로도 계속 듣게 될 것 같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은 일단 고퀄리티의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가사나 귀에 꽂히는 멜로디는 악보와 가사를 다운로드하여 무한 반복 재생하며 노래를 따라 부른다. 원곡과의 비교는 물론이고, 낯선 언어가 입에서 튀어나오게 되는 신기한 경험까지 즐긴다. 내게는 방송이 곧 교육이 된다.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흥얼거리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고 나의 성취에 만족한다.


팬텀 싱어는 뮤지컬과 오페라 곡들이 많이 나온다. 자연스럽게 공연의 정보도 확인하게 된다. 음악의 감동을 공연 전체로 확장한다. 곡의 여운이 오래가고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으면 공연 앨범을 사기도 한다. 현장에서 즐기지는 못했지만 앨범을 통해서라도 음악의 감동을 이어가려고 노력한다. 공연 전체를 이해하고 나름 즐길 수 있을 때까지, 귀로 즐기는 공연이 된다.


개인적으로 경연에서 우리말 노래가 나오는 것이 반갑다. 내가 아는 노래면 좋고 모르는 노래면 더 좋다. 대중가요의 가수가 부르는 것과는 다른 깊고 풍부한 울림이 좋다. 성악의 발성이 주는 부드럽고 감싸는 듯한 소리는 기존에 알던 그 노래가 저런 노래였던가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팬텀 싱어만의 특별함이다.


매주 금요일 9시만 되면 일을 일찍 정리하고 TV 앞에 앉는다. 정좌하고 집중한다. 인생을 걸고 준비한 사람들의 무대를 만난다. 노래는 시가 되고 시가 노래가 되는 순간이다. 시는 가장 정제된 삶의 표현이다. 다양한 삶을 깎고 다듬어 채색한 아름다움을 감상한다. 나의 '방구석 1열'인 팬텀싱어, 경연의 결과는 그들의 몫이고,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더 큰 나는 다음 주 이 시간도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고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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