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예"만 다섯 번째 반복하는 중이다.
통화 내용은 알 길이 없었으나 다만 좋지 않은 내용임은 짐작할 수 있었는데
그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진 덕분이었다.
여섯 번째 "예" 다음으로 "어쩔 수 없죠"가 나왔다.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은 모양이다.
아홉 번째 "예"를 끝으로 통화는 종료됐다.
남자의 입에서는 한숨이 나왔다.
그 순간 그의 책상이 남자와 함께 뒤집히더니 천장으로 솟구쳐 올라갔다.
그 주변만 중력이 이상해진 걸까.
남자는 태연하게 발바닥을 천장에 대고 모니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