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빼자
나는 자칫하면 살찌는 체질이라 다이어트에 늘 예의주시하고 살았다. 내 몸무게는 오랜 기간 58kg 앞 뒤로 왔다리 갔다리 했다. 해외에서 살 때는 64kg까지 나갔는데 운동을 하루 네 다섯 시간씩 해봐도 무게에 특별한 변화가 없었다. 운동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섭취량 조절로 눈을 돌렸다. 답은 음식에 있었다. 지금은 52kg이고 이 몸무게는 10년 넘게 유지 중이며 턱걸이 푸시업도 가뿐하게 할 수 있다.
당연한 소리겠지만 살을 빼려면 무조건 음식의 양을 줄여야 한다. 그것을 안 건드리고 운동이니 다이어트 약이니 써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여기서 사람들이 실수하는 것이 있다. 양을 줄여야 하는데 아예 안 먹는다는 것이다. 그러면 일주일도 못 버티고 얼굴에 주름은 가고 나중에는 더 먹게 된다. 굶지는 말되 평소 반만 먹어야 한다. 영양이나 건강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동안 그렇게나 많이 먹어놨으면 당분간은 덜 먹어도 까딱없다. 많이 먹어서 생기는 병은 치유하기 어려운데 덜 먹어서 생기는 병은 먹어주기만 하면 바로 낫는다.
식욕이 참기 어렵다면 일단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숨을 크게 쉬고 덜어놓은 그 음식의 양만큼만 먹는다고 선언한다. 다 먹고 또 먹고 싶을 때는 물을 다시 한 모금 마시고 바로 양치를 한다. 그러면 점차 배가 불러온다. 우리의 뇌는 먹는다고 바로 배부르다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서 자각을 한다. 그걸 못 참고 배가 부르기 전에 자꾸 밀어 넣다보니 나중에 꺽꺽거릴 일이 생기는 것이다. 조금씩 자주 먹더라도 절대 배불리 먹으면 안 된다. 늘어진 위는 더 많은 음식을 부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은 간헐적 단식이다. 15시간이 적절하지만 못 참겠다면 최소 12시간은 공복상태를 유지해야한다. 꼬르륵 소리가 날 때 인체가 건강해진다는 말도 있으니 건강과 살빼기 둘 다 잡을 수 있다.
이왕이면 음식의 종류도 가리면 좋겠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과자도 빵도 자주 먹었다. 몇 년 전에 SBS 스페셜로 ‘칼로리란’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됐는데 거기에서 칼로리의 진실에 대한 스토리가 나왔고 내가 경험하고 생각한 것이랑 정확하게 맞아떨어져서 아직도 기억이 난다. 칼로리는 살이랑 직접적인 관계가 없었다. 나는 칼로리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먹고 싶은 음식을 먹었다. 단, 배가 많이 부르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만 먹었다.
그 다음으로는 배를 들쑥날쑥 거리면서 복식호흡을 자주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안 해도 살 빠지는 데 효과가 있다. 이건 명상 동작이기도 하다. 복식호흡을 자주하면 머리가 맑아지고 느긋해진다. 아기들은 복식호흡을 해서 배가 울룩 불룩한다. 노인들은 죽을 때 숨이 목구멍에서 왔다 갔다한다. 복식호흡은 젊어지는 비결이다.
마지막으로 내 몸이 적응할 때까지 적응 시간을 줘야한다. 몸무게는 급하게 빼면 며칠 만에 복구가 된다. 요요를 방지하려면 적어도 두 달 이상은 그 빠진 몸무게를 유지 해야한다. 내 몸이 그 무게에 적응을 하면 그때부턴 간혹 폭식을 해도 전보다 적게 찐다. 살이 쉽게 안 빠지는 이유도 몸이 그동안 지니던 무게에 익숙해서 유지하려 들기 때문이다.
또한 조금 소홀해서 다시 살이 쪘다싶으면 바로바로 빼야한다. 절대 2키로 이상 찌도록 내버려두면 안 된다.
글을 길게 썼지만 결론만 요약하자면, 뭘 먹든 적게 먹고 배부르게 먹지 않는다. 공복 상태를 15시간은 유지한다. 복식 호흡을 한다. 몸무게를 늘 예의주시하면서 조금 찌면 빼고를 반복해야한다.
사자는 배가 부르면 먹잇감이 눈앞에 있어도 사냥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돼지가 아닌 사자로 살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