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생각은 자신을 고립시킨다
고흐는 말했다. "나는 마음속에서 그림을 못 그려라는 말이 들리면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은 그 마음이 잠잠해지기 때문이다."
그냥 하라는 뜻이다. Just do it. 두려워만 하지말고 해보란 말이다. 이 고흐 말에 생각나는 일화가 있다.
예전에 이직을 생각하던 한 동료가 사적인 얘기를 하면서 나에게 자신의 계획을 말해줬다. (HR Manager인 나에게 그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하다만 서로 인간적인 믿음이 있었기에 ㅎ) 자신은 이러이러한 경력을 거치고 적절한 자격을 갖춘 뒤에 원하는 회사에 들어갈거다 등등 다 털어놓는 동료에게 지금도 충분히 능력이 되니 조만간 지원해보라고 했다. 내가 지금 채용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더라도 본인이 발전적인 길을 가야되지 않겠냐고. 해보고 안 되면 다음에 또 하고 그러면 되지 뭐하러 몇 년을 쓰면서 돌고 돌아 가려고 그러느냐고. 그런데 자기는 아직 많이 모자라서 안 된단다. 나는 마 그냥 해보기나 해라고 말하고 그 대화는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그러고 두 달 뒤 원하던 곳에 합격했다고 좋아하면서 기쁜 소식을 들려줬다. 그 친구한테는 시간을 번 셈이었다.
사람은 생각이 너무 많으면 못쓴다. 생각이 많다고 생각이 깊은 것이 아니다. 사실 바쁘면 생각할 틈도 없다. 한가하고 심심하면 우울해지는 것이 사람 심리이다. 아침에 알람이 울리면 그냥 일어나야 된다. 스누즈 눌리고 아 일어나기 싫어 하면서 이불 끌어안고 다시 누워본들 피로가 풀리는 것도 아니다. 그 때는 더 일어나기 싫어진다. 그렇게 억지로 일어나면 기분도 별로다. 그냥 생각없이 바로 박차고 일어나야 된다. 군생활을 얘기하면서 잡념없어 좋다는 남자들도 종종 있는 것처럼 우리 몸은 고단해도 계획대로 움직이고 이런 저런 불만을 할 시간조차 주지 않으면 그런대로 잘 지내게 된다.
내가 오늘 일어나서 해야 할 일이 가득 쌓여있다면 내 삶은 왜이럴까 나는 뭘하고 있나 미래는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수가 없다. 그런데 고흐처럼 두려워도 일단 시작하면 알아서 잘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매일 계획을 세우고 변명말고 묵묵하게 하면 일단 편해진다. 누가 시킨 계획이 아니라 자발적 계획이니 더 할만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기 전에 종일 몰입하며 지낸 자신을 칭찬해주면 된다. 내일도 모레도 그렇게 살면 된다. 인생을 너무 깊이 들어가지 말고 그냥 오늘 할 일만 제대로 하면 되는 것이다.
책은 도끼다라는 책에 보면 개는 밥 먹을 때 어제의 공놀이를 후회하지 않고 잠을 잘 때 내일의 꼬리치기를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는 구절이 나온다. 사람도 그냥 그렇게 살면 된다. 유별나게 매일을 재밌고 특별나게 사는 사람은 없다. 그저 오늘 하고 싶은 거 하고 계획 세우고 심플하고 재밌게 사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인생 별 거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