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은 허술한 껍데기
생각없이 맹하게 사람들을 따라다니고, 욕을 먹거나 일이 어그러지면 자책하고 우울해하는 삶을 사느니 알량한 자존심이라도 지켜 홀로 살아가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그런데 지속적으로 여기저기에 자존심을 내세우고 다니느라 고립된 삶을 살고 있다면 그 또한 즐겁지가 않을 것이다. 자존감은 자신감을 부르고 자존심은 자신을 외롭게 만든다. 자신이 쏟는 에너지가 온통 바깥에 있다보면 속(자존감)은 비워지고 방패막(자존심)만 간신히 부여잡고 덜덜 떨게 된다. 그거라도 없으면 죽을 것 같겠지만 그들은 속만 채워지면 방패 따위는 버려도 괜찮다는 것을 모른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이 타인의 말과 행동이 아니라 대수롭지도 않은 것에도 쉽게 허물어지는 자신의 두부 멘탈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쉽게 부러지는 스티로폼을 한겹 두겹 켜켜이 쌓아서 고밀도로 압축하면 공기조차 드나들 틈새없이 단단하게 변하듯 우리는 자존감을 계속 밀어넣어서 자신을 보호하는 일에 쉼이 없어야 한다. 자존심은 나를 지켜주는 바람막이처럼 보이지만 속에서 받춰주는 자존감이 없다면 금방 무너진다. 그러다보니 자존감이 없을수록 자존심을 더 두껍게 만들려고 안간 힘을 쓰게 된다.
자존감이란 바늘 하나 들어가지 않는 바위와 같기에 굳이 자존심같은 어설픈 가림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자존감은 이미 그 자체로 튼튼한 성벽인 것이다. 자존심은 추하지만 자존감은 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