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의 직장 생활은 없다

레알 자유인

by Norah

며칠전 지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 분은 IT업종 사장인데 요즘 으리으리하게 잘 나가신다. 회사가 갑자기 커지니 전문 HR이 필요하다며 나에게 파격적인 제의를 했는데 말 떨어지기 무섭게 거절해서 본의 아니게 무안하게 만들어버렸다. 미안한 감도 있었지만 몇년을 띵가띵가 편하게 살다보니 이제는 출근 따위는 엄두가 나지 않아서 몇백억을 준다해도 직장 생활은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어진다. 습관이 이렇게나 무섭다.


나는 돈을 무척 좋아하지만 미래를 위해 현재를 죽이는 짓은 하기가 싫다. 배부른 소리겠지만 나에게 가장 중요한 시절은 과거도 현재도 아닌 오늘이고 오늘이 행복해야 인생 전체가 즐거울 수 있다고 여기기에 이 순간의 기분을 최상으로 하는 것에 집중을 한다. 사람이 때로는 하기 싫은 일도 해야겠지만 이미 지난 회사 생활로 얼추 다 했고 굳이 젊어서 고생을 사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젊음은 돈으로 바꿀 수가 없다. 이 나이에 할 수 있는 것, 느낄 수 있는 것도 많은데 굳이 더 벌어보겠다고 노예가 되는 것은 이제 못할 짓이 되었다. 내 사업이라면 몰라도 말이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득도 많았지만 가장 못마땅한 것은 나 자신을 잃어가는 것, 내 색깔이 희미해지는 것이었다. 나야 워낙 별나서 예전 동료들이 들으면 어디 색이 바래졌냐고 웃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더 진한 인간이었는데 티는 안났겠지만 나름대로는 조직이라고 신경 쓴 부분도 많았다. 오죽하면 엄마가 니 성격에 십년 이상 회사 다녔던 것 보면 신기하다고 하셨을까.


직장이 없는 지금이 오히려 더 풍요롭다. 동생 논다고 용돈 주는 언니도 있고 이래저래 회사 다닐 때보다 수입이 더 많으니까 말이다. 돈은 웬만하면 좋은 방향으로 쉽게 버는게 최고다. 나는 정신 상태가 땡중 스타일이라 이렇게 한량처럼 지내는 것에 만족한다. 이러다가 좋은 기회가 생기면 또 열정적으로 일할지도 모른다. 미래는 모르겠다. 그냥 오늘만 재미지고 기쁘게 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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