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행복하여라

감사 여유 그리고 낭만

by Norah

운전하면서 노래를 씨게 불렀더니 목이 걸걸해졌다. 벚꽃은 내한테 말도 없이 와가지고 사람을 이래 방방 띄운다. 바람이 들었는지 특별한 일도 없는데 행복하다. 행복이라고 하면 항상 그 때가 생각난다. 스무살에 새벽반 검도수업을 마치고 샤워 후 밖으로 나오는데 아침 햇살에 나도 모르게 격한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한참동안 하늘을 보고 처음으로 이게 행복이란거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행복은 성취감이나 행운의 기쁨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 거기에는 자연과 음악과 미술과 철학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일렁이는 마음이 있고 밝은 웃음과 진실된 눈물이 나오는 순수함이 서려있다. 그래서 행복하기 위해서는 물질적인 조건은 필요하지 않는 것이다. 감사와 여유와 낭만에 가득찬 마음만 있으면 된다. 그리고 오직 지금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봄은 새싹을 보다 희망을 보다에서 나온 순 우리말이다. 지금은 봄이고 이것도 금방 지나간다. 봄이 왔을 때 봄을 제대로 봐야한다. 겨울에 가진 생각과 눈으로 이 시간을 방치해서는 곤란하다. 이미 벌어진 일에 괴로워하고 오지도 않은 미래에 걱정하며 어영부영 산다면 이 봄의 아름다움과 따사로움을 맛보지도 못한 채 또 한 해나 어쩌면 영원히 떠나보내게 될 것이다.


순간의 낭만을 잘 낚는 사람의 인생은 낙원과도 같다. 나는 그리스인 조르바의 삶을 동경한다. 윤리적으로 비춰지는 면이 부정적일지라도 그의 자유로움과 느긋함은 우리가 즐겁게 살기 위해 배워야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인생 선배들은 전쟁도 겪으며 무에서 유를 일궈내신 반면 지금 우리는 모든 것이 넘쳐나는 세상에 존재한다. 그럼에도 그저 비교와 경쟁을 하며 고군분투하며 살고 있다. 무엇을 위해 그토록 달려가는가.


나만의 향기가 없는 사람은 제 아무리 잘 나가고 인정받고 호사스럽게 살더라도 그저 그런 사람일 뿐이다. 생의 아름다움을 못느끼고 껍데기에 심취해서 살다가 언제가는 허무함이 밀려들 것이다. 나중에란 없다. 행복은 지금 당장 여기에서 이끌어내야한다. 우리에게 단 하루의 시간만 남아있다면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그것은 당장 내가 취해야하는 것이다.


나는 좋고 싫음도 없는 부동심을 늘 추구하는 편이지만 지금의 들뜬 이런 마음도 좋다. 괜찮다. 내일 일은 내일 눈 떠지면 생각하면 된다. 지금 내가 해야할 일은 푹 자고 일어나는 것이다. 뷰리풀 나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