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과 자살
몇 년 전, 요리사와 여행 방송인으로 유명한 앤서니 보데인이 호텔에서 자살을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동경한, 세계를 다니며 먹고 놀고 떠드는 직업을 가졌음에도 그는 행복하지 않았나보다. 평소 그는 끊임없이 새롭고 모험적인 것을 추구했다고 하니 이제는 다 해봐서 흥미를 상실했거나 더이상 열정을 쏟아낼만한 그 무언가를 찾지 못한 공허함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에 만난 십대아이의 경우도 비슷했다. 어릴 때부터 풍족하고 원하는대로 다 부모가 해주니 이 아이에게는 감사함이나 성취감이라는 것이 없었다. 그 아이에게 세상은 노력안해도 되는 곳이다. 학교가 가기 싫어 누구나 겪는 사춘기의 방황을 심각하게 몰고 가서 약을 타먹고 식구들을 걱정시켰다. 학교를 안가도 좋다는 말을 듣고부터는 진정이 되었다는데 어렵게 학교를 다니고 있는 친구들이 보면 호강에 받쳐서 미쳐 날뛴다고 느낄만하다.
한없이 잘 나가 보이는 연예인, 재벌, 상류층 자녀들의 자살 소식은 서민의 자살만큼이나 자주 들리는 듯하다. 누구나 원하는 건강과 부와 명예를 얻고도 불행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유를 일반 사람들은 당최 알 수가 없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사실은 그들에게 만족감과 감사가 있었다면 절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란 점이다.
인간은 이미 알고있는 것, 이미 해 본 것, 이미 가 본 곳, 쉽게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이 가지 않는다. 시시해서 호기심이 발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세고 강렬한 것에 반응하게 된다. 그러다가 다 재미없고 더이상 원하는 것이 없을 때 삶은 무기력해진다.
차가 달리려면 기름이 필요하듯 목표와 갈망은 인생을 유지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메기 효과처럼 적당한 스트레스와 경쟁심은 삶을 더 활기차게 만든다. 시들하게 살다가 사는 것도 죽는 것도 아닌 상황에 놓여진 것보다는 아직 이루지 못한 꿈과 희망이 있어서 달려나가는 것이 오히려 자신에게 큰 이득이 될 수 있다.
잘 살든 못 살든 인생은 끝없는 숙제를 만나게 된다. 그래서 이왕이면 어차피 해야할 숙제는 시간이 걸려도 제대로 해서 칭찬받는 게 나은 것이다. 지금의 상황이 너무 지겹고 빨리 성공하고 싶다는 친구에게 해 준 말이 있다.
빨리 이뤄서 그 다음엔 뭐할건데? 빨리 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