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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늦지 않았다

시작이 반이다

by Norah

50대 A씨는 한자를 잘 쓰는 사람을 부러워했고 주변인이 공부하기를 권했으나 이 나이에 뭘 배우냐며 시작도 하지 않았다. A씨는 70대가 되어서도 그 때 시작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미련만 가지다가 80대가 된 지금은 그 때 배웠다면 30년 됐을건데 박사가 되고도 남았을건데 하며 후회를 하고 있다.


우리 할매는 80 넘은 연세에 영어 단어를 한국말로 써서 벽에 붙여 놓곤 하셨다. 시집가는게 어려워 포기했다는 친구는 마흔이 넘어 결혼을 했다. 50대에 비만을 치유해서 20대같은 몸매를 가지게 된 아줌마도 있고, 시한부 3개월 말기암 상태에서 병원을 뛰쳐나와 건강식을 하며 몇십년을 더 살고 있는 사람도 있다. 90세 한 할머니는 세이모어 번스타인 교수에게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며 편지를 보내고 레슨을 받았다.


하고 싶다, 발전해야 한다는 게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것은 의욕이고 젊음이고 희망이다. 사람은 무기력하면 손하나 까딱하기 싫어진다. 그런데 하고 싶은 게 있어도 시작하기를 의심하고 두려워하는 사람이 참 많다. 특히 실패의 경험이 있는 나이든 사람은 더 하다. 그래서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스스로 합리화를 한다. 요즘엔 20대 후반조차 나이가 드니 취업도 결혼도 어렵다고 포기하는 판국이니 그 윗세대들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늦다 빠르다의 개념은 밝다 어둡다, 길다 짧다처럼 상대적 기준이 있어야만 정해질 수 있다. 자신의 생을 백년으로 보는 사람은 칠십이란 나이에서 보면 삼십년이 더 남았고 인생을 육십으로 보는 사람에겐 오십대부터 죽음을 준비할 것이다. 항상 새로운 것을 도전하고 미션이 있는 사람의 수명은 평균 이상이 된다. 돌봐야 할 자식이 있는 노인은 일찍 죽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품으며 살고 그것은 현실이 된다.


이번 생은 글렀다고 말하는 것은 남은 생도 그렇게 방치하며 살겠다는 다짐과 같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도 우리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고 행동해야한다. 무식하면 배우면 되고 뚱뚱하면 살빼면 되고 아픈 곳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건강관리를 잘 하면 되고 가고 싶다면 어떻게 해서든 가면 된다. 오늘의 노력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어딘가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지금 행복하지 못하면 나중에도 불행하고 이 생을 제대로 못 마치면 다음 생도 비슷하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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