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을 높여야 좋은 인연이 들어온다
평생 노름하는 부인에게 집이며 땅이며 월급이며 다 뜯긴 남자가 있다. 그래도 이혼은 못하겠다고 뻐팅기다가 퇴직금까지 털리고서야 갈라섰다. 살림은 커녕 집에도 안 들어오고 양오빠까지 두는 부인을 보고도 애써 외면하며 살던 사람이, 최근 아주 괜찮은 여자를 만나게 됐다는 소식에 주변인들이 쌍수들며 반겼다. 본처와는 차원이 다른 교양있는 여자였지만 몇 달 못 가 쫑났다. 이 여자가 잘 해주니 이 남자는 지가 왕이라도 된 줄 알고 막 대하다가 여자에게 차였다. 그럼에도 지인에겐 몇 번 따먹었으니 괜찮다고 말하는 소름끼치는 모습을 보였단다.
늘 못된 남자만 아다리되던 여자가 있다. 노상 남자에게 끌려다니고 연애만 하면 눈물콧물 지짜다가 소개팅 끝에 숫총각을 만나 결혼했다. 그녀는 힘들게 일하고 오는 남편에게 자주 잔소리를 해대고 집에서 놀면서도 청소도 설거지도 충실하지 않았다. 남편은 계속 출장을 신청해서 아이와 함께 공방 생활 중이다. 유일하게 맘 터놓고 의지하던 친구가 있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그 친구는, 작은 것에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피해의식에 쩔어 남탓만 하는 그 여자를 더이상 응해줄 수 없었던 것이다.
찬밥 신세들은 뜨신 밥이 나오면 발작을 한다. 벼락부자가 하루 아침에 알거지가 되는 경우도 부를 유지할 깜냥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도 등급이 있고 사람은 자기 레벨에 맞는 사람과 인연이 된다. 옆에 있는 사람의 수준이 곧 자신이다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나를 떠난 사람과 내가 보낸 사람은 내 수준이 아닌 것이다. 내가 좋은 사람이면 내 옆에 있던 구질구질한 사람은 떠나고 좋은 사람이 머문다. 그러니 난 인복없어요라는 말은 셀프디스와 같다.
좋은 인연을 놓치는 사람들의 특징은 그들은 낮은 자존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주변에서 아무리 자신을 치켜올려준들 바른 성찰과 자기애와 자기 신뢰가 없는 사람은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할 줄 모르거나 집착만 한다. 그래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을 상대해주면 종종 피곤한 일이 생긴다. 요즘엔 애완동물 수발드는 사람도 많은데, 상대가 짐승이든 사람이든, 특정 대상을 통해서만 안정을 찾으려 든다면, 그 대상이 사라지는 순간 고통은 배가 된다. 상대의 가치는 내가 홀로 우뚝 설 수 있을 때 지킬 수 있고 빛낼 수 있다. 결혼도 혼자 잘 지낼 수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다.
사람을 빨리 파악하려면 일단 잘 해줘야 한다. 내가 잘 해 줄 때 더 잘 해주려 노력하는 사람은 일단 합격이다. 만만하게 대하거나 예의가 스멀스멀 무너지는 사람은 가차없이 자르는게 상책이다. 관계란, 좋고 싫음을 확실히 할 때 제대로 정립된다. 나쁜 인간을 만났다면 재빨리 손을 털고, 좋은 사람을 놓쳤다면 재회할 생각 말고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사방 천지에 널린 게 사람인데, 내 자존감과 내 정신만 온전하다면 나와 잘 맞는 좋은 사람도 쉽게 만날 수 있으니 이미 지나간 인연에 깔짝대며 미련스런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