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좋은 감정은 없다

유레카

by Norah

살다 보면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이 있다. 하지만 같은 일을 겪어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 각자가 살아온 방식, 환경,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화가 날 일이 다른 사람에겐 재미로 느낄 수도 있고, 슬픈 일 같아 보이는데 후련한 마음을 가질 수도 있다. 그래서 그 일이 특별했다기 보다는 특별히 느낀 그 감정 때문에 특별한 기억으로 저장되곤 한다.


사람은 한 번도 느끼지 못한 감정을 경험할 때 자신이 생소해 보이기도 한다. 너무 화가 나면 오히려 차분해진다는 말,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난다는 말이 납득이 되지 않다가 막상 내가 겪어보면 새롭게 알게 되는 신기한 체험이 되기도 한다. 깨달음과 극한의 환희로 인해 유레카를 외치며 한참을 오열하듯 울었다는 나의 말에 이해가 안 간다고 했던 사람은 그런 경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느낌을 모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비슷한 감정을 느껴 본 사람은 격하게 공감을 했다. 연결됨이란 그런 공감에서 출발하고 그 속에서 신뢰도 함께 쌓이게 된다.


사람의 감정은 다양하고 어떤 감정을 더 자주 느끼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관상과 인생도 바뀐다. 감정이 있긴 하지만 깊게 못 느끼는 사람도 있고, 감정의 스펙트럼이 아주 넓은 사람도 있다. 나는 이왕이면 모든 감정을 깊고 넓고 풍부하게 느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 느낌들은 나와 타인과 세상을 더 잘 알고 이해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말로 상처를 많이 받은 사람이 남에게 더 신경 써서 말할 확률이 높듯이, 다양한 경험에서 오는 감정과 세심한 관찰과 깊은 사유가 어우러진다면 행복은 물론이고 더 나은 인품도 가질 수 있다.


모든 치유는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감정을 여여하게 수용하는 데서 시작된다. 분별없이 순수하게 충분히 느끼다보면 적당히 머물다가 사라진다. 모든 감정은 필요에 의해 생기기 때문에 안좋은 감정이란 없다. 우리가 진짜 경계해야할 것은 안좋다고 여기는 나쁜 감정이 아니라 그 감정을 붙들고 있는 집착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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