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에 먹을 것이 없어서 죽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범죄자들에 의해 목숨을 잃는 사람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러다보니 집근처에 CCTV가 생기면 고마울 따름이다. 불안하게 사느니 감시당하며 사는게 더 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날이 갈수록 흉악범들이 늘어나고 거기다 돈과 권력만 갖춰지면 유죄가 무죄가 되기도 하니 착실하게 잘 사는 것이 손해가 아닌가 하는 착각까지 들 정도이다.
사람은 누구나 안전한 곳에 살 권리가 있다. 누구에게도 침해받지 않아야 하며 자유롭게 살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기본적인 권리가 아주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이유는 이 나라에 올바른 리더가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무엇이 시급한 일인지 망각한 채 밥그릇 싸움이나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법은 물러터진 판국에, 그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은 부패되어 엉터리 판결을 내리고, 피해자 인권보다는 범죄자의 인권에 더 목청을 높이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오늘, 예상대로 두테르테가 필리핀의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그의 품격없고 괴상한 언행때문에 자질을 의심하고 우려스러운 반응을 보인 사람들도 많았지만 범죄와 빈곤, 부패에 찌들린 다수의 필리핀 국민들은 그에게서 기본권을 보장받고 궁지에 몰린 나라를 전면적으로 개혁시켜주기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간 다바오의 시장을 역임하면서 다바오를 안전한 상업도시로 바꾸어놓았다. 그 과정에서 수 많은 범죄자들이 처형당하고 인권단체는 그를 고소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다바오를 선진국보다 범죄율이 낮은 깨끗한 도시로 만들어놓았다. 독재라는 말을 들으면서까지 부패와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서 도를 넘은 행동도 서슴없이 강행했지만 그동안 치안에 불안을 떨며 살아오던 시민들은 오히려 그의 그런 행보에 더 큰 지지를 보내어 왔다. 그 덕에 범죄자들은 그 도시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고 택시 바가지 요금까지 사라졌다고 하니 법이든 주먹이든 무섭게 굴면 나쁜 짓은 할 수가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듯하다.
불완전한 인간이 존재하는 한 완벽한 세상은 존재할 수 없다. 그걸 알기에 완벽한 세상은 꿈도 꾸지 않는다. 다만 안전하게 살 권리만이라도 보장받고 싶을 뿐이다. 조금만 잘못해도 즉시 목이 날아간다는 법이 있다면 범죄자가 이렇게 판을 치고 다니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은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다. 범죄자에게 관대할수록 국민은 더 불안해진다. 언제쯤이면 범죄자에게 아주 단호하고 서민에게 아주 관대한 리더를 만나볼 수 있을지. 오늘은 관심에도 없던 필리핀의 미래가 새삼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