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얼마전 친구에게 자신의 단점이 뭐라고 생각하냐며 질문한 적이 있다. 그 친구는 자신의 성격이 너무 급해서 아이들을 자꾸 재촉한다고 했다. 그리고 의지가 너무 약해서 끝까지 하는 게 없다고 했다. 그 뒤로도 자신의 단점에 대해 줄줄 읊었댔다. 나는 다 듣고 나서 또 질문을 했다. "그럼 네 장점은 뭔데?" 친구는 글쎄...라고 하면서 한참을 머뭇거렸다. 그리고는 한 마디 내뱉었다. "가족들에게 요리해주는 거?"
우리는 지금까지 내가 잘 하는 것을 생각하기보다는 단점에 더 많은 신경을 쓰며 살아왔다. 뭔가 잘 한다고 칭찬을 받아도 "요즘 이런 거 잘 하는 사람 많잖아." 하며 으레 겸손을 떤다. 그리고는 모자라고 못하는 부분을 감추고 고치려 안간 힘을 쓴다. 잘하는 국어는 뒷전이고 못하는 영어 공부에 매진해야했고 실기 점수 생각하며 관심도 없는 미술학원에 다녀야 했다. 조금만 살이 쪄도 다이어트를 해야하고 외모에 주눅들기 싫어 성형수술까지 생각해봐야 했다. 남들보다 뛰어나진 않더라도 뒤처지는 것은 싫으니까 말이다.
문제는 단점을 없애려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이는 만큼 결과는 그 정도가 아니라는 데 있다. 오히려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단점이 기다렸다는 듯이 줄줄이 나타나고 자신감만 더 떨어진다. 코만 조금 더 높이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이제는 쌍꺼풀 없는 눈이 거슬리고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나니 작은 키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처럼.
단점없는 사람은 없다. 링컨은 단점이 없는 사람은 장점도 없다고 했다. 성공한 사람들도 단점이 큰 장점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을 뿐 실은 수두룩 하게 많이 갖고 있었다. 발명왕 에디슨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석 달 만에 중퇴했고 영국의 억만장자 리차드 브랜슨은 난독증에 고교 중퇴자였다. 이들이 만약 이런 치명적인 단점만 보고 그것을 고치는 데 평생을 바쳤다면 결코 그런 성공을 거둘 수 없었을 것이다.
사람은 각각 타고난 재능이 있다. 아무리 못해도 한 가지 이상의 소질은 가지고 태어난다. 관건은 그것을 잘 찾아서 살려내는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이 탁월해야 한다. 만약 김연아에게 탁구를 시키고 장미란에게 배구를 시켰다면 우리는 그 위대함을 구경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한 때 발레리나 강수진씨의 발이 인터넷에 떠돌아다닌 적이 있다. 누구나 그랬겠지만 처음에는 그 발이 흉측하게 보였다. 그런데 그 발의 주인을 알고 나서는 똑같은 발임에도 아름답게만 느껴졌다. 생각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인내와 열정이 묻어나는 발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흔하지 않는 것은 이상하거나 귀하다. 그 발은 이상한 게 아니라 귀한 발이었다. 발은 강수진씨에게는 콤플렉스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존경심을 불러일으킨다. 강점은 단점도 묻히게 하는 힘이 있다.
자신의 좋은 점은 보지 않고 못하는 것만 생각하며 비관적으로 사는 것. 그것은 몸을 돌려 해를 마주할 생각은 않고 그림자를 보고 어둡다고 불평하는 것과 같다. 우리가 지금까지 장점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살았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지금보다는 확실히 더 나은 삶 더 즐거운 삶이라는 것이다. 단점에 집중하면 항상 쫓기는 마음이지만 장점에 집중하면 모든 것이 여유롭다. 해를 볼 것인가, 그림자를 볼 것인가. 모든 것은 내 마음먹기에 달렸다.
우리는 가지고 있는 15가지 재능으로 칭찬 받으려 하기보다, 가지지도 않은 한가지 재능으로 돋보이려 안달한다. - 마크 트웨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