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일이다. 나는 입사를 하자마자 나이가 많은 여직원에게 업무를 인수받게 되었다. 그녀는 처음부터 나를 쌀쌀맞게 대했고 온갖 일로 꼬투리를 잡았으며 인사조차 받아주지 않았다. 웃는 얼굴에 침뱉는 사람, 나이는 많아도 기본도 안 돼먹은 사람이 있긴 있구나 하는 것을 나는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노처녀였던 그녀는 사람을 가려가며 무시하거나 굽신거리는 행동을 했고 특히 남자들 앞에서는 징그럽게 생글거렸다. 나는 일단 업무를 다 배워야 했기에 그 모든 과정을 참을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이 지나고 내가 제대로 들이받고 나서는 그녀와 못돼먹은 주변 무리들이 잠잠해졌지만, 한 날은 그 사람들 탓 만 할 수는 없겠단 생각도 들었다. 그들은 각자의 집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못받고 자란 불쌍한 사람임이 틀림없었기 때문에.
살다보니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보게 되는데 나이가 들수록 놀라게 되는 일은 이 세상엔 몰상식한 사람이 의외로 너무 많다는 것이다. 학교, 직장, 군대, 단체, 심지어 소모임에서 조차 왕따, 차별, 추행, 갑질, 텃세, 태움의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사회적 지위나 학력과는 무관하게 적지 않은 사람들이 타인에게 배려없고 무례한 언행을 너무도 쉽게 해댄다. 그러면서도 좋은 부모인 척, 의로운 친구인 척, 올바른 자식인 척, 깨어있는 지식인인 척, 우아한 교양인인 척 가식적인 모습으로 살아간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올바른 가정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옆에서 아무리 부추겨도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굳이 시간을 내서 자기 성찰을 하거나 예절 교육을 따로 받지 않아도 제대로 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나쁜 행동은 하면 안 된다는 것이 가정교육으로 인해 머리속 깊이 뿌리 박혔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출세 지향적이고 미성숙된 어른에게 더이상 배울 것이 없다. 건전한 시민의식과 객관적인 안목을 가르치는 어른은 더더욱 찾아보기 어렵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어지러운 나라와 세상을 탓하기 전에 나와 우리 가정부터 돌본다면 동방예의지국의 백성까지는 아니더라도 저질 인간은 되지 않을 것이다.
국가경쟁력은 밥상머리 교육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