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는 시간은 아깝다, 사람은 살기위해 필요한 영양분만 보충하면 된다, 결핍보다는 과잉이 더 큰 문제가 되니 일단 배만 적당히 채우면 된다, 실컷 먹고 살 찔까봐 걱정 하는 사람이나 먹기 위해 사는 사람은 1차원일 것이다....' 음식에 딱히 관심이 없던 나는 어딜가나 "아무거나"였다. 딱히 맛없거나 맛있는 것도 없었다. 군대에서나 환영을 받을법한 식사 속도, 와인도 커피도 한 두번 흔들어 원샷때리기, 물도 벌컥벌컥, 카라멜도 한번에 세네개씩 때려넣기 등 나는 지금까지 여유롭게 음식을 즐겨본 적이 별로 없었다. 맛대가리 없이 살아왔음이 분명했다.
먹는다는 것에 대해 사람들마다 부여하는 의미는 제각각이다. 먹는 것보다는 입는 것에 더 신경쓰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같은 옷만 입더라도 잘 챙겨먹어야 한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인생은 이 먹는다는 것과는 절대 떼 놓을수가 없다. 생각해보면 내가 지금까지 골골댔던 이유나 느긋함이 없었던 이유도 먹는 것에 무관심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식사시간은 내 몸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걸 몰랐고 그러지 못했다. 먹는 시간을 아껴 딱히 그럴싸한 시간을 보낸 것도 아닌데 말이다.
유대인들은 먹는 것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그들에게 큰 즐거움이란 2시간이 넘는 저녁 만찬을 하는 것이고 그것을 성공한 삶으로 여긴다. 그 속에서 오가는 대화 속에서 지혜를 얻고 행복을 느낀다. 혼자 먹더라도 제대로 갖춰서 천천히 먹다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기분은 곧 기운이 되고 그 기운으로 내 삶의 가치와 품격도 저절로 올라간다. 먹는다는 것. 큰 돈이 들어가지 않지만 오감을 만족시키고 소소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것. 나는 왜 지금까지 이 예술적인 행위를 무시하고 살았을까. 앞으로는 더 잘 먹고 더 여유롭게 잘 살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