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새벽에 눈이 떠졌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 책을 읽다가 문득 나 자신에게 잘 살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던져보았다. 답은 아니었다. 나쁘지는 않지만 완전한 충만함을 느끼지도 않았다.
나는 지난 몇 달 간 기존에 고수하던 삶의 방식과는 꽤나 동떨어진 생활을 했다. 혼자임을 즐기던 내가 사람들 속에서 웃고 떠들고 타인의 인생을 관찰하며 생각하고 배우는 것도 많았다. 좋은 인연들에 감사함을 느끼고 나 역시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를 돌아볼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전혀 없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한 쪽으로만 치우친 삶을 살고 있었다. 관계 속에서의 내가 아니라 오롯이 나 자신으로 지낼 공간을 마련해두지 않았던 것이다.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외로움을 타는 사람은 아니라서 상황이 어떻게 되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성찰하고 내면에 집중할 기회를 만들어왔다. 그러다보니 혼자 있지만 loneliness가 아닌 자발적 solitude라고 자부해왔는데 최근들어 온전한 나를 마주할 시간이 없음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균형이 깨졌다는 것을 알았지만 즉각 태도를 바꾸지 않았음도 인정하고 반성한다.
삶의 방식에는 정답이 없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내가 추구하고 내가 원하는 방향이 옳은 삶이 된다. 나는 인간이란 고독함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성장을 멈춘 인생은 껍데기일 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껍데기 인생은 환경에 사정없이 흔들리는 가짜 인생이기 때문에, 중심없는 인생은 진정한 행복을 알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얼마 남지 않은 올해의 언저리에서 자발적인 고독의 시간을 가지며 내 생활을 점검해본다. 이 시간을 보내고 나는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기를 꿈꿔본다.
인간은 사회에서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영감을 받는 것은 오로지 고독 속에 있을 때만 가능하다 - 괴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