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와 친하게 지냈던 나는 A가 B와의 사이에서 있었던 일을 말할 때 A에게 네 잘못이 크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명을 해주었다. 친하고 아니고를 떠나서 객관적인 입장으로 서슴없이 한 말에 A는 내가 자기 편을 안 들어준다고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흥분을 했다. 그 순간 나는 의리고 정이고 없는 몰염치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살다보면 난처한 경우가 종종 생긴다. 내가 좋게본 사람이 실수를 했다거나 내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켰을 때가 그렇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그 사건을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판단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거의 보지 못했다. 드러난 사실만 가지고도 큰 파장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절대 그럴리 없다고 믿고 싶어하거나, 그렇게 했을만한 이유를 본인이 미리 추측해본다거나,그것도 아니면 비난하는 사람을 오히려 공격하는 행동을 해버린다. 일단은 쉴드를 치고 무조건 우기고 싶어한다. 건설적인 의견은 통 구경할 수가 없다. 발전도 없고 갈수록 엉망이 되어간다. 가정도 학교도 회사도 나라도 그저 편만 가르고 자기네 편 쉴드치느라 세월만 낭비하고 있다.
늘 “그럴 수 있지”라고 말하는 사람이 알고보니 마음 넓은 사람이 아니라 과감하게 No라고 말 못하는 용기없는 겁쟁이일 때가 많은 것처럼, 무턱대고 남 쉴드쳐주기 바쁜 사람 역시 의리가 있다거나 믿음직스러운 사람이 아니라 자기 편에게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판단이라고는 없는 감정적인 사람일 확률이 크다. 내 아이 기죽을까봐 계속 쉴드쳐준 부모들이 결국 아이를 망치듯 쉴드치기는 사랑도 의리도 아닌 것이다. 묻지마 쉴드는 악만 더 부추긴다. 진정으로 그 사람을 생각한다면 합당한 조언을 하고 좋은 길을 안내해야 한다. 자기 편이면 무조건적으로 방어해줘야 하는 관계가 정말 건전하고 아름다운 것인지 의문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