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여러 명의 사람들과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갑갑함을 느꼈다. 나의 질문에 답은 않고 일방적으로 자기 말만 하는 상황을 오늘따라 유독 많이 겪었기 때문이다. 내가 대답을 다시 요구하니 그 글은 못봤다고 웃으며 다시 혼잣말을 이어가는 사람도 있었다. 결국 나는 그 답을 듣기 위해 그 모든 말을 다 들어야 했다. 긴 인내가 필요한 시간이었다.
나는 또 최근 알고 지낸지 얼마 되지 않은 여인과 거리를 두었다. 정신적으로 너무 피곤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무슨 일이 있거나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나에게 연락을 했고 온갖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다 해댔다. 외로워서 그러겠거니 하고 몇 번 들어주니 도가 넘쳐서 더 자주 연락을 해댔다. 이야기의 대부분은 푸념, 투정, 남 욕과 같은 것이었다. 그런 부정적인 이야기에 내 시간을 소비한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가 없었다. 전화도 피하고 아주 형식적인 단답형의 응답만 주고부터는 연락오는 횟수가 확실히 줄어들었다.
대화라는 것은 말의 주고 받음이다. 내 의사를 정확히 표현하는 것도 좋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의 의도와 핵심을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요즘들어 누가 더 많은 말을 쏟아내나 경쟁하듯 말하는 사람을 많이 보게 된다. 그들은 아주 잠깐씩 상대의 말을 들어주는 척하지만 이내 다시 그 말과는 상관없는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오래 전, 친하게 지냈던 교수님이랑 웃으면서 ‘말 들어드립니다’ 서비스를 제공하면 대박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여유가 없어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도 많지 않고 그래서 외로워하는 사람도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신이 외롭다고 상대를 생각하지 않고 자기 말만 해대는 것은 민폐 중에 민폐이다. 일방적인 것은 대화라고 할 수 없다. 진짜 대화는 듣는 데서부터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