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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rah Jul 29. 2019

뭣이 더 중헌디

한 여자가 물에 빠졌다. 사람들은 발을 구르며 쳐다보고 있었지만 A는 보자마자 뛰어들어 여자를 물 밖으로 건져냈다. A는 실신한 여자의 윗옷과 속옷을 벗기고 심폐소생술을 했고 다행히 여자는 깨어났다. 정신을 차린 여자는 수치심에 A의 뺨을 때리고 고맙단 말 한 마디 없이 달아나버렸다.

 

B는 용변이 급해서 화장실을 찾았다. 때마침 이용료가 천원인 유료 화장실을 발견했고 반가운 마음에 흔쾌히 돈을 지불한 뒤 볼 일을 보고 나왔다. 그러고는 화장실 앞에서 돈을 받는 직원에게 화장실 이용료가 너무 비싼거 아니냐고 한 마디 쏘아붙이고는 유유히 떠나버렸다.




사람들은 그렇다. 문제가 생기면 그 일에만 집중하다가 해결이 되고 어느정도 여유가 생기면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아진다. 직업이 없어 배고픔에 허덕일 때는 이 급여도 괜찮아요, 비정규직도 좋아요라고 말 하고서는 시간이 지나면 급여가 적고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주지 않는다고 온갖 욕을 다 해댄다. 서로 합의한 계약이며 언제든지 이직할 자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딱 달라 붙어서 고용주를 파렴치한으로 몰고 간다. 마찬가지로 시집, 장가 못 갈 때는 결혼만 했으면 좋겠다 해놓고는 막상 결혼하면 배우자가 어떻니 싱글로 살 걸 그랬니 하는 사람도 참 많다.


우리는 매사 선택할 자유가 있다. 길에서 싸는 한이 있어도 화장실 이용료를 못 내겠다면 참으면 될 것이고, 회사 생활에 우울증이 걸릴 것 같다면 관두거나 이직하면 될 것이며, 결혼 생활이 지긋지긋하다면 이혼을 하면 될 것이다. 문제가 생기면 대책을 세우면 된다. 그러면 또, 그러는게 말처럼 쉽냐고 쏘아댈 것이다. 사실 섣불리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그나마 지금이 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과감하게 했다가 더 중한 것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러지 못함일 것이다.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고, 똑같은 일이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되기도 한다. 그래서 절대적으로 완벽한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무엇이 나에게 가장 중요한지 판단해본다면 잔가지로 튀어나오는 생각들은 자신의 욕심이라는 것을 알아챌 수도 있을 것이다. 대책없는 불만은 우리를 늘 복잡하고 불행하게 만든다. 반면 우선 순위가 정해진 합리적인 선택은 우리를 단순하고 행복한 길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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