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입는다는 것은 신체를 보호하거나 자기 만족을 위함일 때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 클 것이다. 그래서 이 옷도 사고 저 옷도 산다. 옷뿐만 아니라 외모도 마찬가지이다. 좀 더 멋지게 보여주고 싶으니 화장도 하고 살도 뺀다. 거울도 혼자 있을 때 보다는 타인과 같이 있을 때 더 자주 보게 된다. 남의 눈이 의식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보여지는 것에 신경쓰는 사람들이 정작 자신의 말투나 표정관리는 그만큼 노력하지 않는다. 모순적이게도 이쁘고 멋지게 꾸미고는 퉁명스럽게 말하거나 인상을 쓰거나 화를 낸다. 조화같이 품위가 없고 매마르다. 인상도 안좋은데 차림새도 나쁜 것 보다는 낫겠지만 이왕이면 드러나는 행동도 아름다운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이 행동으로 될 때도 많지만 행동이 생각을 바꾸기도 하니까 말이다.
나는 겉과 속이 다르지 않아서 교양과 품위가 떨어져 보일 때가 있다. 그런데 요즘은 위선이든 아니든, 속내와 다른 척하며 노력하는 것도 수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행의 기초가 인내이듯 가식적인 것도 인내의 일종이 아닐까 하는. 정갈하게 다닌다는 것은 안 그런 사람보다는 부지런하고 깨끗하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고, 친절하고 잘 웃는다는 것은 안 그런 사람보다는 행복을 위해 더 노력한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내가 있는 곳이 수행처라 생각한다면 따로 시간내서 마음 수련하러 멀리 떠날 필요가 없듯이 일상에서 좋은 외모, 좋은 말투, 좋은 표정, 좋은 행동을 보이도록 노력한다면 나도 더 좋은 사람으로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