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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자유리 Oct 31. 2019

네 마음속의 끈은 뭐니?

자유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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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돈이 없었다.

한번도 부자인적이 없었다.

어릴적 어머니의 사업성공으로 잠깐의 부를 경험했다고 하지만, 

그 기억은 그렇게 오래 가지 않았다.


그 후 나의 삶에서 돈이란 참 궁색함 그 자체이었다.

그래서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가진것을 더 과시해보려고 노력했었다.

물욕이 강해서인지 새 옷을 사입고 싶었고, 늘 좋은 신발을 신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알고있었다. 나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부정하고 싶어서 새로운 물건에 욕심을 내곤 했다. 가지지 못함을 가리기위해서 나는 가진것을 더 과시하곤 했다.








5000원.




하루 일당으로 살아가신 어머니의 11시에는 우리에게 용돈을 주고 언제나 주머니안에는 저녁에 반찬 먹을 5000원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런 어머니의 고생을 먹고자라난 나와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도 있었다.



내 동료인 수현샘은 정직하게 살아온 할아버지의 노력으로 집안이 물려받은 재산이 있다고 했다.

상속을 받는 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도 모르는 나에게 수현샘의 삶은 좀 궁금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전혀 다른 삶과 방식을 살아온 그녀에게 물어봤다. 





수현샘은 왜. 여기서 일하시는거에요?




수현샘은 순간랩이라는 곳에서 3년간 일을 했다.

사업초기 과정에서 특히 감정, 인문학, 철학을 관장하는 순간랩의 특성상,

그녀는 이 곳에서 돈 한번 제대로 벌어본적이 없었다.


3년차의 사업에 들어와서야 조금이라도 수익적인 행위를 하고 있는 수준이었다.

누군가의 감정을 돌보고, 무형의 자산인 교육행동을 한다는 것은 누구와 달리 우리에게는 쉬운일이 아니었다.


눈물 질질짜고 돌아가던 그녀의 뒷모습이 가끔 떠오른다.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가 없었다. 그녀는 돌아갈 곳이 있어보였다. 비빌언덕도, 양지에서 살아온 흔적도 충분해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나의 질문에 조금 놀라운 답을 해주었다.








우리 가족에게는 오래된 남녀차별이 있었어요. 
그렇게 심한것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여성들은 제사식사를 같이 하지 않는다거나. 
뭔가 전통적으로 차별점이 있었어요.
반골 기질이 강한 저는 그게 참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할아버지는 보수적인 당신의 성격만큼, 유산을 물려주시는데, 고모에게는 좀 다른 차별을 주시더라구요.

이해가 안되었어요. 
그래서 저는 이런 돈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내가 할 수 있다는 것. 
여자인 나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고, 
가족 도움없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끈이 있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잘 틔나지 않는 그런 끈.

자기돈 30만원을 법인통장에 집어넣으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순간랩을 살려보겠다고 헌신하는 그녀에게는 그럴만큼 단단한 끈이 있었다.

그녀는 입증을 하고 싶었던거다. 


안정적인 삶만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집에서만 나오는 특유의 색이 있다.

안정적인 교육을 받고, 여유있는 기품을 가진것과는 또 다르게  

절박하지 않아도 되어서, 절정을 가볼 수 없는 욕구에 거세된 듯한 굶주리지 않은 사자처럼 본질을 잃어버린 사람만의 색채가 있다. 

그녀는 스스로 도전적인 자신의 실체를 통해서 그들로부터 존재를 입증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래..나도 끈이 있었다.


사람을 만나야 하는 학원을 운영하면서, 아이러니하게 나는 늘 사람을 그리워했다.

분명 돈은 벌고 있었는데, 그들, 나의 동료들의 시선에서 사랑이 담겨있지 않았다.

나는 '가족같은 분위기'를 꿈꾸는 평범한 대표였다.

그렇지만 가족같은 분위기란 말은 알바생 등쳐먹기 딱 좋게 포장한 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될만큼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만약, 만약에 내가 가족같은 회사를 운영한다면, 그건 가능한 일일까?







스노우폭스 김승호회장님이 이런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 직원에게 가족같이 대하려고만 하지마라. 언제가 반드시 반대되는 일은 터지고 말것이다. 
칭찬해도 좋아하지 않고, 비난해도 무서워하지 않으면 그 직원과는 이제 끝난 관계와 같다."




그 말을 듣고, 반항감이 올라왔지만, 그 말을 이제 수긍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더 이상 직원들과 일을 하는 것을 포기했다. 

그리고 내가 다니는 학원의 알바생들(현재의 동료들)을 공동대표로 만들었다. 

나는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지금 이 사람들에게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을 걸어본다면 어떻게 될까? 
회사이지만 지속적인 공동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행복해지기위해서 나는 사업을 한다. 그렇다면 함께 일하는 사람이 행복하지 않다면 결국은 나도 불행한 것이다. 이 단순한 논리가 적용되지 않는 곳이 많았다. 과거의 나의 학원처럼 말이다.

나는 나와 일하는 동료를 친구이상, 아니 정말 가족으로 대하였다.

그들의 아픔을 단 한개도 등한시하지 않았고, 가족처럼 들었고, 먼저 다가갔으며 좋은것을 가장 먼저 챙겨주었다. 




그게 나의 끈이었기 때문이다. 이 일을 해야만 하는 나만의 끈.



어제 내가 친구들에게 혹시 나와 세계여행을 간다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친구들은 고민도하지 않고 내게 이야기했다.




"네. 가요. 같이 가요. 저는 콘텐츠 만들면서 여행하고 싶네요."


해맑은 친구들의 미소가 야속하다. 

그게 내 마음을 너무 맑게 만든다.

맑아서 문제겠냐만, 맑으니 너무 숨길수가 없다. 

내 마음이 내 본심이 그렇게 잘 전해지니, 이 또한도 행복의 또 다른 실체인가보다.







초등학교 6학년에 과천에 미술관을 여행가듯이 떠나곤했다.

그때 항상 내주변에는 친구 2-3명이 붙었다.

4호선을 타고 1시간을 넘게 달려 도착한 과천에서 한참을 걸어가던 미술관의 길목이 나는 좋았다.

행복이 벅차오르는 시간들이 나의 마음을 자극 할 수 있었던것은, 

언제든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그런 끈이 있다. 


돈을 벌려고 모이는 사람들중에 끈이 없는 사람이 있다. 

대체가능한 수단이 끈이라 착각하는 이도 많다. 

하지만 이 끈은 쇠사슬보다 더 단단하고, 고무줄보다 더 유연한 신성한 끈이다. 


이 끈을 연결시키는데 나는 정말 많은 시간과 돈, 에너지를 썼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가족같은 회사는 가능하다. 하지만 대표가 "가족같은" 을 위해서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당신은 당신과 일하는 친구와 끈이 있나요?

당신의 동료가 이 회사를 그만두지않는 그 끈은 무엇입니까?

서로의 끈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신적이 있나요? 



끈이 연결되어 있지 않다면, 혹은 끈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면. 

힘든 상황에 쉽게 흔들릴 수 밖에 없습니다. 

당신의 끈을 돌아보시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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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0월의 마지막 날 


자유리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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