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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자유리 Jan 02. 2020

연필,목수,산타,레고,죽음,무인도의 뜻.

자유리 일기




예전에 버플에 가입했을때, 지식창업이 무엇인지를 몸으로 깨달은 적이 있었다.

그때 여러가지 사례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연필하나를 깍는 기술을 가지고 살아남은 사업가의 이야기가 유독스럽게 더 기억이 났다. 



독일에서인가? 활동했다고 기억을 하는데, 이 분이 연필을 깍아주면 그 과정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겨서 깍은 연필을 보내주고 돈을 20-30불씩 받는걸로 알고 있었다.

세상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깍아준 연필을 누가 그돈을 주고 살까 싶었는데,

사실 그분은 연필의 장인이라 불리는 사람이었고, 사람들은 응당 그 가치에 돈을 지불하며 연필을 구매했다.



지식창업이라는 것은 이렇게 타인보다 조금 더 나은 지식을 가지고도 

일반인이 전문가의 영역을 개척할 수 있음을 말한다. 

나는 고민끝에 버플에 가입하고나서, 그곳에서 정말 다양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을 만났었다.





당시 어떤분은 크리스마스 사업을했다.

크리스마스에 고아들을 도와주기위해서, 산타가 되어 부모대신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해주는 사업을 하는 것이었다.

누구는 죽음을 판매하기도 했다. 삶의 죽음을 이해해주는 인문적인 사업을 했다.

어떤 분은 레고로 사업을 했다. 레고가 가지는 마니아적인 색채를 살려서 좀 더 재밌게 레고놀이를 하는 사업을 도전했다.  예수를 연구하는 분도 있었고, 철학과 아이디어를 파는 사업가도 있었다.



그때 나는 마치 신세계에 들어온 사람과 같았다.

사업은 분명히 이런 영역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곳에서 온 대부분의 사업가들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일들을 도전하고 있었다.






이런분들을 알게 된 사실이 나에게는 큰 영광적인 순간이었다.

블루오션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나는 이 시장이라면 내가 원하는 일을 해나갈 수 있을거라는 확신을 가졌다.


이 곳이야 말로 나 같은 독특한 사람들이 헤쳐나갈 수 있는 시장이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말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니, 내 확신은 점점 무뎌져만 갔다. 

나는 블루오션의 더 깊은 실체의 한 중간에서 진실의 기록을 엿 보았기 때문이다.



이곳의 실체는 이랬다.

어느때처럼 식당가서 밥한끼 제대로 챙겨먹을만큼 풍족하지도 못했고, 

미래의 걱정이 앞서서 자신의 꿈을 수도 없이 의심해야만 하고,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온 몸에 달아 피로를 한가득 얻은채,

그럼에도 새로운 배움에 많은 돈을 쓰고 있는 이들.



그들은 분명 아름다웠지만, 참 치열하게도 젊음의 순간을 버텨내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곳에서 1년간 활동을 하면서 찾아오는 이도 많았지만 떠나는 이는 더 많았다.

누구도 이별을 이야기한적은 없었다.

나는 그곳에서 단연코 이런이야기를 들은적 조차 없다.



"나는 여기까지 인것 같습니다.
나는 내 꿈이 세상에 먹히지 않는다고 인정하려고 해요!" 







그들은 소리 소문없이 조용히도 이 곳을 빠져나갔다.

지나고 생각해보면, 그들의 마음이 흠신 이해가 되었다.

20-30대의 젊은 나이에 새로운 사업을 도전한다는 것. 그리고 경험조차 없는 이들에게 

세상이 얼마나 가혹하고 차갑게 느껴졌을까?



세일즈가 일어나지 않은 사업을 1년이상 유지하는 일은 보통일이 아니었고, 

성격이 조금이라도 급하거나 자신이 소중하고 존귀하다고 믿는 사람이라면, 

이 부류의 사업은 버틸 수 있는 영역의 것이 아니었다.



상식적으로 지속적인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는데,
어떻게 오래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분명 시간이 흐르고, 그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때, 나는 재밌는 사실을 한가지 알게되었다.



새로운 도전을 멈추고, 생존에 의미를 향해 간  친구들이

여전히 가슴한켠에 그때의 자신의 기억을 품어내고 있었다는 것이다.

돈도 되지도 않고, 세상에서 인정 한톨도 받기 어려울 만큼 고된 순간이었지만, 




그들은 그때를 욕하기는 커녕,

자신의 가장 빛나던 그 순간이 언제였는지를 명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사업을 준비하는 분은 페이스북에 2주간 매일 라이브방송을 했었다.

할아버지 목소리를 내기에 목이 쉴 만큼 열연했지만, 쉽게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분명히 그때의 빛나는 순간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죽음을 사업으로 판매하던 분도 그때의 자신이 얼마나 멋진 도전을 했는지, 

그리고 그 경험이 나에게 어떤의미인 것인지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블루오션 시장은 그저 돈이 되지 않는다고 믿었다. 

그리고 돈이 되지 않는다면, 이 사업은 사업으로의 가치가 전무한것이 아닐까? 의심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블루오션은 돈이 되지 않은 만큼, 가치가 없는 일이 아니다.

세상에 말도 안되고, 판매조차 일어나지 않는 사업을 호기롭게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그의 용기이었다.


그는 분명 생경하게 오늘을 살아있었다. 그리고 삶의 에너지는 내 몸 곳곳에 박히게 된다.

남과 다르게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한번만이라도 가져본 사람은 남과 같은 사업을 시작하더라도

분명 다른 시각을 접목하게 된다. 


똑같은 일을 죽기보다 하기 싫어서 도전했던, 죽음, 크리스마스, 목수, 레고, 무인도, 습관등의 사업들은

그들 몸속에 경험이라는 이름으로 깊이 박혀 현재의 자신의 결정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을 나는 이제 잘 안다.





흔히들 그런 이야기들을 한다.



"성공하고 싶다면 실패하라고."


하지만 실제로 실패를 경험해본 분들의 이야기는 사뭇 다르다.

돈도 투자하고, 시간도 쓰고,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해 일하다가,

큰 실패를 맛보면 정말 쓰라린 고통만이 남는다.

(보통 그 뒤로는 사업쪽으로 돌아오시지를 않는다.)


 


실패는 정말 쓰라리고 고통스럽다. 

그렇다면, 우린 이런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성공하고 싶다면, 실패를 해봐야 한다.
하지만 그 실패는 정말 간절히 내가 원하는 일에서만 경험해야 한다."


세상에 정해진 규칙의 사업대로 실패하면, 반드시 상처의 잔재가 트라우마처럼 남는다.

그러나 세상이 정해주지 않은 나만의 규칙으로 실행한 사업의 실패는 잔재가 아닌 빛남의 순간으로 

내 기억창고에 저장된다.


나는 그래서 순수하게 내가 원하는 일을 하는 이 지식사업의 힘을 믿는다.



자유리 일기 끝.


#블루오션은 #존버만 #살아남는 #사막같은 #곳이다 #그러나 #살아남으면 #그곳은 #오아시스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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