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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송 Apr 01. 2021

멈추고 싶을 때

아침에 눈을 뜨면 쉴 새 없이 울려대는 기사들.

고작 하루 지난 것뿐인데 무슨 일이 이렇게도 많이 일어날까.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것인데 아무렇지 않게 방치하는, 스스로 인간이길 포기한 화면 속 얼굴들.  진정한 ‘인권’의 뜻은 사회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되어야 할 사회적 약자, 특히 아동·청소년에게 더욱이 적용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내 삶을 살아가느라 눈코 뜰 새 없이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선미의 24시간이 모자라를 흥얼거리며 24시간을 25시간처럼 그렇게 묵묵히 일을 하고 있을 때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속  숨져 있 짐이 있었나 보다.

뉴스를 접할 때마다 내가 먼저 발견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죄책감 아닌 죄책감들이 밀려와서일까.

책도 읽히지 않고 글도 써지지 않았다.          



흔히 인생은 ‘마라톤’이라고 한다.

지금의 나는 어디쯤인지, 완주를 하기 위해 얼마나 더 달려야 하는지 알 길이 없다.

다만,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할 뿐이다.

그저 묵묵히 걸어가면 되는 건데, 이것조차도 힘이 들 때가 있다.  밤에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을 때, 마음속 작은 울림이 느껴졌다.     



멈추고 싶을 때, 잠깐 멈추어도 괜찮아.’

하지만 오래 멈추지는 마. 너를 멀리서 응원하는 사람들을 생각해.’          



그러다 문득 천종호 판사님의 글이 떠올랐다.


천 판사에게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없었냐”라고 물었다. “제 인생 신념이 ‘계속이 힘이다’에요.
저는 IQ가 높거나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게 아닙니다. 대신 중간에 멈추지는 않아요.
요즘은 소년이든, 청년이든, 젊은 세대가 자신의 힘으로 뭔가를 바꾸기 정말 힘든 시기입니다.
섣부른 조언 일지 몰라도 이 말은 해주고 싶어요. 눈앞의 작은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진정 좋아하는 것을 찾으라고. 찾았다 싶으면 꾸준하게 버텨보세요. 생각지 못한 결론이 나올 겁니다.
그 힘이 합쳐지면 우리 사회도 바뀌리라 생각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

이익에 연연하지 않는 것,

계속이 힘이라는 것.


세가지  메시지를 가슴에 새기고

무슨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바지에 묻은 애꿏은 모래를 털며

오늘도 또 묵묵히 걸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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