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다 방향을 틀어
동네 꽈배기 가게에 간다
여긴 팥 도나스가 일품
로터리에서 우체국을 끼고돌아
초등학교 있는 골목 따라
주욱 걸어 오른다
가게가 월요일만 쉰다는 걸
나는 잘 안다
오늘은 일요일이고
허탕 칠 일은 없을 거다
초록색 마을버스에서
학생은 서둘러
할머니는 한 발 한 발 내린다
가게는 정류장 옆에 있다
보도 위로 노란빛이 새어 나오고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는 아주머니도 보인다
역시 하고
신이 난다
가게는 물론 꽈배기도 판다
치즈 도나스랑 반반 도나스도 팔고
핫도그와 소떡소떡도 당연 맛있겠지
하지만 오늘도 팥 도나스라는 걸
나도 알고
아마 사장님도 아실 거야
차례를 기다린다
목구멍이 벌써 꾸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