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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대화록

호떡 사장님

241213

by 서자헌

요즘 호떡 파는 데가 없죠?

남는 게 없어서 그래요.

붕어빵이나 풀빵 이런 게 좀 남지,
호떡은 아휴 돈 안 돼요.

낮에는 또 손님이 없어서 놀았네. 노래 듣고.


여기서 호떡 하루에 몇 개나 팔 것 같으세요?

맞아요, 백 개 정도 팔거든요.

하나에 천오백 원이니까 계산해 보세요.

그냥 어디 가서 알바하는 게 낫다니까요.

재료값 기름값 빼고 나면 남는 게 있겠어요.

저는 또 밀가루 아니고 찹쌀로 하잖아요.


잠시만요.

형님, 제가 이따 다시 전화드릴게요.

뭐 하긴, 호떡 굽죠. 지금 손님까지만 하고 접을라고.

네네, 저는 볶음밥. 네네.

금방 갈게요, 네네.


아, 끝나고 모임이 있어 가지고요.

상인 모임 같은 건 아니고

방범대예요, 방범대.

동네에서 이런저런 일들 좀 하거든요.


오, 손님은 어디 사시는데요.

나폴레옹제과점 원래는 그 자리 아니었던 거 아시죠.

혹시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중학교 어디 나오셨어요.

고등학교는요.


아니 나는 처음에 내 사촌동생인 줄 알았어.

많이 닮아가지고.


뒤에 새로 오신 두 분?

죄송해요. 마감했어요.

흐음 반죽이 딱 하나만큼은 남았네.

두 분 혹시 일행이세요?

그럼 한 분은 해드릴게요.

끝에 손님은 죄송해요.

네, 다음에 오세요.


아 여기 호떡 드려야지.

잘 익었는지 모르겠네,

이야기하면서 구워가지고.

드시면서 가실 거죠?

네, 맛있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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