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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자헌 Jul 03. 2019

하루

매일의 시작은

빙빙 도는 다트판


아침이면 부리나케 솟아

있는 힘껏 다트판에

머릴 들이박고



어금니 꽉 물고

눈 질끈 감아


하루치 어지럼

끝나기만 기다린다


바라는 것은 그저

온전한 몇 시간


다트판 위

날선 시계바늘

공전하는 지구처럼 거세게 날아와


댕강 단번에

내 목을 도려내면


둥 기 덕 쿵

몸뚱아리

저어 아래로 구르고 굴러

온통 흙투성이로 끝이 나고


허나 바라는 것은

온전한 몇 시간


입 없으니 구역질 없고

눈 귀 없으니 움츠릴 것 없어


하루의 끝 다시

햇살 아래


내 몸은 손과 발

땅을 짚고 일어나


모가지 비스듬히

매끈한 단면


꼿꼿이 서서

붉은 빛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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