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가는 길
저만치 당신이 보이네
기다랗게 숨을 내쉬고
안도하고
아직 떠나지 않은 당신과의
거리를 잰다
오늘 하루도 지났으니
얼마만치 멀어졌나
당신과 나는
달려가 당신 손을 잡고
웃고
오늘을 나눠야지
당신이 웃을 법한 이야기와
당신을 떠올렸던 순간들을
말해주어야지
그리고 놓칠뻔했던 어제의 감정을 묻고
함께 흥얼대고
새로 지은 밥을 그릇에 담으며
흘렸던 그제의 상념도 말해야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저만치 당신이 보이네
지친 나는 나지막이
당신의 이름을 말하고
길게 늘어진 그림자
미소를 띠면
나는 그 일렁임이
당신이라 믿어
흘러간 어제와
오늘을
내일에 담지 못함을 알지만
기다랗게 숨을 내쉬고
안도하고
이것으로 족하다
걷고 걷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