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버거
매일 아침, 내 머릿속엔 온통 햄버거 생각뿐이다.
출근길 노선을 바꾸면서 예전과 다른 버스 정거장을 이용하게 되었는데, 하필 타는 곳 앞이 버거킹이고,
내리는 정거장에서는 맥도널드가 보인다.
그래서 나는 아침마다 다짐한다.
‘오늘 저녁엔 꼭 햄버거 먹어야지!’
하지만 실천에 옮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집 근처엔 마음에 드는 수제버거 가게가 없고,
쉑쉑과 맥도널드는 배달 불가 지역. 프랭크 버거는 내 기준에서 후추 맛이 강하고, 버거킹과 맘스터치는 밀크셰이크를 팔지 않는다.
다른 음식에는 그다지 까다롭지 않은데, 유독 햄버거만큼은 기준이 높다.
가장 좋아하는 메뉴이기도 하고, 이왕 고칼로리 음식을 먹는다면 죄책감 따윈 잊을 만큼 맛있어야 하니까.
그래서 결국, 수제버거를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햄버거 번을 제외하고는 패티, 소스 모두 직접 만든다. 살짝 구운 번 위에 잘게 다진 피클, 케첩, 마요네즈, 머스터드를 섞은 소스를 바르고, 싱싱한 로메인, 토마토, 양파를 올려준다.
그 위에 치즈를 얹은 패티와 구운 베이컨 올리고, 다시 소스 바른 번으로 덮어주면 완성!
한 줄로 쓰면 간단해 보이지만, 패티를 만드는 데 손이 꽤 많이 간다.
소고기 다짐육에 버터에 볶은 양파, 잘게 썬 베이컨, 소금, 후추를 넣고 섞는다. 이때의 포인트는 딱 하나! 공기는 살려두면서, 형태만 잡힐 정도로 가볍게 주물러야 한다는 것.
고기 패티를 구울 때 부풀어 오르니 가운데는 살짝
눌러주고, 냉장실에서 30분 숙성시키면 조직이 안정된다.
숙성된 패티를 육즙이 빠지지 않을 정도로 굽고,
치즈를 올려 전자레인지에 30초 데우면…
저어어엉말 맛있는 패티를 먹을 수 있다.
사이드 메뉴는 감자튀김 대신 남은 채소로 만든 샐러드, 음료는 콜라 대신 우유, 설탕,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갈아 만든 밀크셰이크.
햄버거와 밀크셰이크 조합을 좋아하는 나를 위한 작은
선물.
아무렴 콜라보단 밀크셰이크가 낫겠지.
아니라고 해도, 이건 포기 못한다.
이렇게 모든 걸 직접 만들어 먹는 건 정말 여간 귀찮다.
하지만 한 입 베어 먹는 순간, 그간의 수고는 단숨에 사라진다.
내가 직접 고른 신선한 고기와 채소, 재료들.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이라는 확신이 있으니 더 맛있다. 게다가 탄단지 구성까지 갖췄으니,
영양학적으로도 균형 잡힌 바람직한 정크푸드 아닌가.
나는 내일 또 햄버거 생각으로 아침을 열겠지만,
이제 특정 매장 햄버거엔 흔들리지 않는다.
오직 하나만 떠올릴 뿐이다.
바람직한 정크푸드, 나의 수제버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