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것들

추억의 음식

by 덕택

사라져 가는 것들에게 안부 묻기.

이따금씩 하는 나의 취미다.


이를테면

중학교 때 학원 근처 포장마차에서 팔던 조랭이 떡볶이가 아직 있을까?

돈 없던 어학연수 시절, 큰맘 먹어야만 갈 수 있었던 식당이 지금도 건재한가?

오래전 단종 됐던 메뉴의 재출시 소식은 없나?

뭐 이런 것들을 찾고 찾는 거다.


대부분은 단서가 없다.

사진도 없고, 상호도 기억나지 않아

오래된 기억만 붙잡고 검색하다 시간만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도 가끔은 성과가 난다.

로드뷰로 골목을 샅샅이 뒤져 찾아낸 적도 있고,

얼마 전에는 내가 종종 검색해 보던 단종된 음료가

재출시되기도 했다.


그중 중학교 때 단골이던

떡볶이 포장마차를 찾는 일은 정말 쉽지 않았는데,

운 좋게도 떡이 조랭이떡에서 쌀떡으로 바뀌었다는

새로운 소식까지 알게 되었다.


그런데 쌀떡으로 바뀌었다면…

그건 내가 알던 그 시절의 조랭이 떡볶이가 아닌데…

반가움과 아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수많은 떡볶이집을 지나왔지만,

그 집이 유독 특별했던 건 ‘조랭이떡’이라는

고유한 식감 때문이었다.


사장님도 쌀떡으로 바꾸신 이유가 있을 테고,

사장님의 떡볶이를 20년 넘게 그리워하는

나 같은 사람이 있다는 건 상상도 못하시겠지만,

나는 홀로 그 맛을 계승해 보기로 했다!


들어간 재료도 모르고, 정확한 레시피도 알 수 없지만

기억과 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려서.

먼저, 여기저기서 비슷한 레시피를 찾아보고,

그중 가장 가까워 보이는 양념을 조금씩 조절해 가며

여러 번 끓여보았다.


하지만 역시 그 맛은 나지 않았고,

이런 맛이라면 20년 넘게 생각났을 리 없다.


아마 수십 번을 끓여봐도 그 맛은 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추억으로 존재하는 맛은 말 그대로

추억으로 존재하는 편이 더 의미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나는 앞으로도

사라져 가는 것들에게 꾸준히 안부를 물을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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