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어린 시절 나의 일기장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었다.
며칠간은 성실하게,
그날 겪은 일과 생각을 또박또박 써 내려간다.
그리고 며칠 뒤,
"오늘은 쓰기 싫다."라고 적어놓고는
뜬금없이 동시 하나를 투척해서
페이지를 채워버린다.
양심이 찔렸는지
다시 열심히 쓰겠노라 다짐하지만
며칠 못 가 또다시
"쓰기 싫다."로 돌아가는 무한 루프.
부끄럽게도
지금의 나도 별반 다르지 않다.
뭔가를 꾸준히 계획하고,
또 꾸준히 싫증 내며 요령만 부리다
결국 꾸준히 포기한다.
참 꾸준하게도
꾸준하지 못한 나다.
지금 내게는
어린 시절 일기와 같은 숙제가 있다.
바로 ‘집밥’.
열심히 만들어 먹다가도
한 번 손 놓으면
배달 음식과 인스턴트에
금세 의존해 버린다.
그리고 오늘은.
나는 또 한 번 다짐한다.
다시 시작하는 우리 집, 집밥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