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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ley May 26. 2023

안녕하세요. 324명의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간간히, 간신히 글을 올리며 브런치 작가의 명목을 유지하고 있는 haley입니다.

구독자님들을 향해 처음 글을 보내는 것 같습니다. 구독자 수가 많거나 활동이 많아 공지할 거리가 많은 작가가 아니라서 그동안 이런 글을 쓸 생각을 못했어요.


가장 먼저 드리고 싶은 말은, 해우소처럼 마음의 짐과 두려움을 풀어내기 위해 간헐적으로 찾아와 글을 쓰는 저의 브런치를 구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이 규칙적으로 올라오지 않는데도, 오랜 시간 알림이 없는데도 그대로 구독해 주셔서 감사해요. 더욱이 매번 글을 올릴 때마다 읽어주시고 라이킷 해주시는 소수의 구독자님들… 감사를 넘어 황송합니다. 이 새벽, 백만 개의 라이킷을 보냅니다!


저는 에세이를 주로 쓰기 때문에 늘 글의 주제가 제 자신의 삶과 맞닿아 있습니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어서는 결혼 생활과 여성과 페미니즘에 관한 글을 쓰고자 했고, 학업을 끝내고 처음 풀타임으로 일을 시작했을 때는 몸과 마음이 지쳐서 하루하루 나를 버티고 위로하는 것들을 찾아 글을 썼어요. 2022년, 작년에는 열심히 글을 써야지 다짐했던 연초에 아기가 찾아왔어요. 몸과 마음에 여유가 없었다는 핑계로 단 한 번도 글을 업로드하지 않았네요. 그리고 지금은 아기와 함께 지내며 떠오르는 것들을 간간히 메모해두고 있어요. 모든 메모를 글로 잇는 일이 쉽지는 않아 늘 면목이 없습니다.


사실 재작년부터 쓰고 싶은 매거진을 몇 개 생각해 뒀습니다. 평소 좋아하는 영어덜트 소설과 하이틴 영화, 드라마에 관한 글을 각각 매거진을 만들어 연재하고 싶었어요. 또 멈춰있는 페미니즘 공부를 재개하며 책을 읽고 하나하나 기록하고 싶었고요. 뼛속까지 종교인이라 자연스레 묵상글 매거진을 쓰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중 하나도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저는 결국 지금의 삶에 맞닿아 아기와의 이야기들을 쓰고 있습니다.


글 하나를 발행하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일관성 없이 삶의 흐름에 따라 내가 쓰고 싶은 것들만 잔뜩 쓰는 공간인데도, 늘 글을 올릴 때마다 꾸준히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사실이 떠올랐어요. 지극히 개인적인 글을 읽어주시고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가끔 찾아와 스스로를 다잡고자 마음을 풀어내고 다짐하는 글을 쓸 때면 구독자님들 눈치가 조금은 보입니다. 제가 너무 공개적으로 징징거리는(!) 것은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들거든요. 현실에서 징징거리는 성격이 아니라 자꾸만 일면식 없는 분들이 읽어주시는 브런치에 징징거립니다. 그래서, 읽어주시는 분들께 더 감사해요.


부지런히 읽고 공부해서, 조금은 덜 개인적인 글을 올리는 매거진을 늘리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귀찮아서 구독 취소를 안 하신 분들도, 정말 제 글이 마음에 들어서 구독해 읽어주시는 분들도 다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는 글로 부지런히 기획하고 공부해서 더 많이 업로드해 볼게요. 글 속에서 주저리주저리 혼자 징징대고 결심하고 다짐하고 또 징징대는 것이 너무 민망해서 아예 공식적으로 징징대고 다짐하는 글을 드려봅니다.


여름이 오고 있습니다. 더워서 너무 힘들지만 쨍하고 예쁜 날씨, 많이 누리시길 바라요. 몸과 마음 늘 건강하세요.


아기가 잠들어 자유를 만끽하는 새벽,

 haley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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