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골퍼들은 '굳이' 야간에 골프를 쳐야 하는지에 대해 난색을 표하기도 하지만 짧은 경력의 골린이 입장에서 본 야간 라운딩의 매력은 가성비와 날씨다. 대체로 3부 야간 라운딩은 1,2부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그마저도 요즘은 많이 비싸졌지만...). 덥고 습한 여름 날씨도 해가 넘어가면 대체로 시원하고 쾌청하다. 무엇보다 해가 넘어갈 즈음 볼 수 있는 붉기도 하고 보랏빛 같기도 한 하늘이 받쳐주는 날은 아주 그냥 끝내준다.
세 번째 야간 라운딩에 나섰다. 목적지는 인천 송도에 위치한 오렌지듄스CC다. 1시간 정도면 골프장에 당도할 수 있는 정도의 거리다. 나쁘지 않다. 다만 가는 길은 뭔가 오묘(?)하다. '여기가 맞나' 싶은 1차선의 공장 길을 따라가다 보니 '어, 여기네' 한다. 이미 다녀온 지인이 '공장뷰'가 인상적인 곳이라고 하더니 가히 그 말이 맞았다. 공장에서 쏘는 라이트 불빛 또한 어우러져 한층 더 몽한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편평한 평지 위주의 코스로 어느 정도 실력 발휘가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평지여서 그런지 앞 홀 뒤 홀 옆 홀의 공이 유난히도 많이 넘나 든다. 실제로 옆 홀에서 넘어온 골프공이 동반자의 얼굴을 스쳐 지나가기도 했다. 하마터면 큰 일 날 뻔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