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ndelion Jun 16. 2021

우리가 만들어가야할 우리의 미래

대학교육이 바뀌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이루는 중요한 근간의 하나가 교육이다. 10년전쯤 대학을 졸업하고 이제와서 보니, 주변에 취업난에 좌절하거나 직장을 다니며 무기력에 허덕이는 동료 또는 후배들을 보게된다. 대부분의 이들은 그저그런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살아가거나 사회구조에 대한 비판만 늘어놓는다. 하지만 아무런 노력도 하지않고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어떤 변화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우리의 창의성을 좀먹는 암기/주입식 정규화 중고등 교육부터 바꿔야 할까? 나는 뭐니뭐니해도 생각없이 놀고 벼락치기 공부로 학점만 채우다 자격증 몇개 따고 졸업한 대학교육이 가장 아쉽다.


나는 지난 대학시절 제대로된 공부를 해본적이 없다. 놀긴 놀아도 중고등학교때 공부하던 버릇이 있어 강의시간만은 제일 앞줄에서 집중하던 나였다. 하지만 주변 대부분 친구들이 그랬듯이 전공과목에 대한 심도있는 공부를 해야할 이유도 동기도 찾을 수 없었다. 노는것도 하루 이틀이었고 학교를 다니는 동안 불안이 엄습해왔다. 그렇다고 과활동이나 대외활동을 열정적으로 한 것도 아니고, 그 흔한 알바도 하지 않았다(그시간에 공부하라는 부모님 말씀을 고이듣고). 학교와 기숙사만 왔다갔다 하며 내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과 불안감은 커져만갔지만 뭘 해야할지도 몰랐다. 말그대로 무기력했다. 이대로 사회에 나가면 뭘 할수 있을까? 도대체 나는 할 줄 아는게 뭘까?


이제 사회에 나온 지 12년차, 예전의 나는 미래에대한 정확한 청사진은 없었지만 그때 그때 주어진 일에 성실히 임하고, 누구보다 끈질긴 근성을 갖고 있다는 장점으로 꾸준하게 조금씩 발전해왔다. 좋은 맨토와 사람들을 만나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타고난 긍정적이고 욕심 많은 성격으로 꾸준함을 이어온덕에 매년 천천히 한계단씩 오를 수 있었다. 전문대에서 미래를 고민하며 무기력하던 내가, 이제는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고, 대학원에 진학해 박사학위를 따고, 최신기술을 접목한 연구도 진행하며 직업적인 소명감까지도 생기고 있다.



하지만 항상 있었던 무기력과 불안감이 줄어든건 가장 최근의 일이다. 작년부터 좋은 커뮤니티에 소속되어 열정적이고 존경스런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고, 양서를 읽고, 글을 쓰고, 신체적/정신적으로 내공을 쌓아가며 이제야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알 것 같다. 세상을 이끄는 리더들이 가진 청사진을 따라가다보니 내가 가야할 바에 대한 목표가 하나씩 보인다. 그래서 지금은 정말이지 살맛난다. 이제야 비로소 어떻게 삶의 의미를 찾고 내 잠재력을 펼쳐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방법을 알아가는 듯 하다. 이전에 늘 있었던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불확실성의 자리를 희망과 열정으로 재워가고 있다. 작은 발걸음이고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나는 분명 나아가고 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우리의 대학 생활이 너무 아쉽다. 그당시 우리는 어렸고, 시간도 많았고, 더 건강했고, 뇌가소성도 더 좋았고, 더 여유로웠지만, 소중한 시간을 아무생각없이 흘러가는대로 내버려두었다. 지금은 지난 시간들을 후회하기보단 지금의 내가 자랑스럽고 앞으로가 기대된다. 하지만 우리의 사회를 함께 만들어나갈 지금의 대학생들에게 더 멋진 미래와 꿈을 꿀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제공되고, 실제적으로 부딪쳐가며 도전하고 실패도 맛볼 환경과 여건이 마련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들이 대학생 시절부터 지금 내가 갖고있는 보다 뚜렷한 미래에 대한 청사진과 희망을 품을 수 있다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할까?


나는 이제 학생을 지도하는 교수의 꿈을 꾼다. 대학과 교수가 학생들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역할이 뭘까? 내가 생각하는 훌륭한 스승이란 학생들 한명 한명이 자신이 지닌 잠재력을 무한히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고, 학생들 스스로의 도전과 성장의 기회를 만들도록 돕는 것이다. 많이 실패하는 것이 훗날 더 큰 훈장이 될수 있음을 경험하게하고, 많이 경험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약간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가끔은 친구처럼 가끔은 부모처럼 옆에서 힘을 붇돋아주며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오늘 첫 공개강의면접을 보게된 비온뒤 싱그러운 대학교 교정을 거닐며, 시험기간이라 바쁘게 스쳐 지나가는 대학생들 한명한명이 참 사랑스럽다. 소중한 이 아이들 한명한명이 우리의 희망이자 미래이다. 첫 공개강의라 많이 부족하고 아쉬웠지만 언젠가는 우리의 사회를 더 건강하고 더 희망차게 만드는 데 일조하는 훌륭한 스승이 꼭 되고싶다. 하지만 아직 실력이 택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할 의미를 아는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간다는 니체의 말을 새기며, 가야할길은 멀지만 한발한발 내딛겠다고 다짐해본다. 오늘 나부터 더 성장하고 발전해서 언젠가는 희망을 전해주는 스승이 되겠다.

작가의 이전글 채식예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