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짐을 기록하는일
작은 파편을 쥐고 걷는 사람들이 아름답다. 파편은 자연의 일부다. 자연스러운 우리 모습이기도 하다.
매일을 끊어 호흡하는 시간을 일부러 만들어 둔다. 깨진 조각을 쥐고 걷기 위해서다.
긴 여행을 앞두고 살펴 걷는 시간은 부서진 조각들로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믿는다.
조각들의 행진. 그 속에 내가 있다.
이곳은 나의 소중한 파편들을 기록하는 곳이다. 나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들이 숨 쉴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부서짐을 기록하는 일은 비워둔 틈으로 살아갈 시간을 연습하게 한다. 틈을 메우기보다 벌려두는 일..
내가 글을 쓰는 이유일까.